충남소방본부 “심폐소생 골든타임을 잡아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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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심정지 환자 소생률 전국 1위, 구급차 출동시간 줄여 올해 6% 도전
응급처치 상황 4단계로 나눠 추진

충남소방본부 구급대원들이 심폐소생술을 훈련하고 있다. 충남소방본부 제공
충남소방본부 구급대원들이 심폐소생술을 훈련하고 있다. 충남소방본부 제공
“충남 논산시 상월면 상도리 도로상 차 안, 할머니 심정지 긴급 상황 발생!”

지난해 11월 26일 오후 5시 32분 119 상황실인 충남소방본부 종합방재센터에서 지령이 떨어졌다. 촌각을 다투는 상황. 인근 공주와 논산의 소방서 구급차 3대가 동시에 출동했다. 구급차들이 쏜살처럼 도로를 달리는 동안 종합방재센터의 구급상황관리사는 신고자와 통화를 유지하면서 그가 현장에서 환자의 가슴을 압박하도록 계속 안내했다.

○‘심폐소생 골든타임을 잡아라’

심정지 환자의 생존 골든타임(50% 소생 가능성)은 4분. 그 안에 가슴 압박 등 최초의 조치를 시작해야만 한다. 이어 구급차들이 연이어 도착해 추가적인 흉부 압박과 전기 충격, 인공호흡 등의 필요한 조치를 취했다. 환자의 의식이 가늘게 살아나기 시작했다.

전국 도 단위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심정지 환자를 가장 많이 살리는 충남소방본부가 올해에는 심정지 환자 소생률 6.0%에 도전한다. 소방본부는 지난해 5.8%이던 소생률을 올해에는 0.2%포인트 높이기로 목표를 정했다고 8일 밝혔다. 충남도 내 소생률은 지난해 전국 9개 도 단위 지자체 가운데 1위였다. 국민안전처는 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거리가 멀고 인적이 드문 농촌 지역의 사정을 감안해 도에 대한 소생률 평가를 별도로 시행한다.

충남소방본부 관계자는 “2015년 3.6%이던 소생률을 지난해 5.8%로 획기적으로 높이는데 성공했다”라며 “소생률을 0.1% 올리는 것이 대단히 힘든 일이지만 선진국을 감안해 목표를 최대한 높여 나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선진국 소생률은 스웨덴(14%), 오스트리아(13%), 미국·덴마크(10.8%), 일본(9.7%) 등의 순이다.

○올해 ‘생존율 6%’ 도전

충남소방본부는 심정지 환자 응급처치 상황을 △119 상황실 환자 발생 접수 △목격자 심폐소생술 안내 △구급대원 현장 응급처치 △병원 이송 등 4가지로 나누고 구체적인 단계별 대책을 추진한다.

우선 119 상황실 접수 단계에서의 구급차 출동 지령 시간을 평균 60초에서 58초로 끌어 내리기로 했다. 목격자가 심폐소생술을 시도하도록 하는 안내 시간은 평균 133초에서 120초로 줄이기로 했다.

최초 목격자가 심폐소생술을 숙지하고 있어야 소생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도민 교육을 지난해보다 5% 더 많은 23만9000여 명으로 잡았다. 회당 교육인원을 20명 안팎으로 한정해 교육의 품질을 높이기로 했다.

충남소방본부는 앞서 심정지 환자의 소생 가능성을 좌우하는 구급대 현장 도착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지난해까지 면 지역 25곳에 구급차를 확대 배치했다 이를 통해 구급대 현장 도착 평균 시간이 6분 25초에서 5분 49초로 줄었다.

이창섭 충남소방본부장은 “구급차가 출동 중일 때 먼저 현장에 도착한 소방대가 응급처치를 실시하는 펌뷸런스(펌프차+앰뷸런스)를 모든 소방서에서 운영해 심정지 환자에 대한 대처 능력을 크게 높이고 있다”라며 “소생률을 10% 이상으로 높여 생존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응급처치를 받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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