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 차세대 요격미사일 발사 시험 성공에…中 “北 아닌 中 겨냥” 발끈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7일 16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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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일본이 공동 개발한 해상 배치형 차세대 요격미사일 ‘SM3-블록2A’가 4일 하와이 인근 해상에서 실시한 요격 실험에 성공했다는 발표가 나오자 중국이 “(북한이 아니라)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며 발끈했다. 미국 미사일방어청(MDA)는 7일 발사장면 사진을 공개했다.

중국 관영 환추(環球)시보는 7일 “이는 전 세계 미사일 방어체계를 구축하려는 미국의 야심을 드러낸 것”이라며 “중국과 러시아 핵 억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또 사설에서 “미국은 북한에 대응하기 위해서라고 밝혔지만 세계 미사일 방어체계를 구축하려는 미국의 야심 찬 계획의 일부분”이라며 “멀리 내다보면 미국이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의 목적과도 상응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상 배치형 미사일 방어체계가 완성되면 중국에 군사 위협이 될 것”이라며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중국의 한 전문가는 “SM3-블록2A는 앞으로 사드, 패트리어트 미사일과 함께 중국 주변에 여려 겹의 미사일 방어막을 구축해 아태 지역에 위협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이 SM3-블럭1A를 개량한 SM3-블럭2A에 대해 높은 경계심을 갖는 것은 몇 가지 핵심 기술 측면에서 진전이 이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먼저 SM3-블럭2A는 2015년 6월과 12월 캘리포니아에서 실시된 육지 요격실험에서 성공했다. 이번에는 이지스함에서 발사돼 비행 중인 공중 목표물을 정확하게 맞췄다. 필요한 곳으로 쉽게 이동해 목표물을 떨어뜨릴 수 있게 된 것이다. 미국의 한 전문가는 “미일 공동 연구의 이정표 같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 외교관계위원회의 전문가는 “SM3-블럭2A는 현재 사드의 요격 높이 200km보다 요격 가능 높이가 높아져 지구 저궤도에 있는 위성도 떨어뜨릴 수 있다”며 “이럴 경우 중국의 군사위성도 타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파키스탄 언론은 SM3-블럭2A가 실전 배치될 경우 중국의 항모 킬러 미사일인 둥펑(東風)-21과 ‘둥펑-26’에 대한 미국의 요격 능력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환추시보는 “미사일 방어막으로 중국을 포위한다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며 “중국이 보유하고 있는 미사일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베이징=구자룡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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