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무대서 펼치는 ‘고전과의 대화’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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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주년 맞는 ‘산울림 고전극장’… 이솝우화 등 4편 릴레이 공연

연극 ‘이솝우화’의 여우와 새끼 양. 소극장 산울림 제공
연극 ‘이솝우화’의 여우와 새끼 양. 소극장 산울림 제공
북, 징, 목탁 등의 소리가 신명나게 어우러진 가운데 굶주린 여우들이 등장한다. 이들 앞에 나타난 새끼 양 한 마리. 여우들은 양을 잡아먹기 위해 안간힘을 쓰지만 번번이 실패하고, 결국 물에 빠진 새끼 양을 구하러 나선다. 배우들은 풋풋한 연기를 선보이며 이솝우화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한다.

공상집단 뚱딴지의 ‘이솝우화’(12일까지)다. 300여 개의 이솝우화 가운데 11개를 엮어 만들었다. 올해로 5주년을 맞는 ‘산울림 고전극장’에서 공연되는 4개 작품 중 하나다. 올해 주제는 ‘그리스 고전, 연극으로 읽다’이다. 임수진 소극장 산울림 극장장은 “진정성 있게 연극을 만드는 젊은이들에게 기회를 주고 시대별 고전을 되짚어 보고자 시작한 기획”이라고 말했다. 임 극장장은 “관객은 학생부터 중장년층까지 다양한데, 공연을 본 후 고전을 읽어보고 싶다는 반응이 많다”고 덧붙였다.

올해는 ‘이솝우화’와 함께 극단 작은신화의 ‘카논-안티고네’(15∼26일), 맨씨어터의 ‘아이, 아이, 아이’(3월 1∼12일), 창작집단 LAS(라스)의 ‘헤카베’(3월 15∼26일)가 공연된다.

‘이솝우화’의 각색과 연출을 맡은 황이선 씨는 “삶의 어떤 순간이 희열일까 고민하며 가장 자연스러운 것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리고자 했다”고 말했다.

‘카논…’은 연극 속에서 펼쳐지는 고대 그리스와 연극을 만드는 현재를 통해 ‘안티고네’를 둘러싼 두 개의 세계가 음악극 카논처럼 평행하게 존재하는 모습을 그렸다. 김정민 연출가는 “사회를 유지하기 위한 잣대가 사람들을 옭아매는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고대 그리스와 현대 사회가 다를 바가 없었다”며 “역사 속에서 반복되는 갈등과 대립을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싶다”고 말했다.

‘아이…’는 트로이 전쟁에서 숨진 아킬레우스의 유품을 차지하기 위해 아이아스와 오디세우스가 벌이는 논쟁과 이후 전개되는 광기를 통해 욕망과 파멸을 그렸다. 그리스어로 ‘아이’는 슬픔으로 탄식하며 울부짖는 소리라는 의미다.

‘헤카베’는 트로이 전쟁에서 승리한 그리스 연합군의 귀향길을 막아버린 사건에 대한 재판을 통해 법과 질서에 의문을 던진다. 이기쁨 연출가는 “‘헤카베’는 보통 자식을 잃은 어미의 복수로 알려졌는데, 헤카베가 겪은 사건의 진실을 파헤쳐 가는 과정을 통해 무엇이 정의인지를 탐색하려 했다”고 말했다. 2만5000원. 02-334-5915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산울림 고전극장#이솝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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