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소비자물가 2% 올라… 4년 3개월만에 최대폭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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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 125%-달걀 62% 등 장바구니 물가 껑충… 소비 더 위축될 우려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4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설 전후로 농·축·수산물 가격은 물론이고 휘발유 값, 외식비 등이 전방위적으로 올랐다. 실생활에 밀접한 품목들의 가격이 오르면서 가뜩이나 위축된 소비가 더욱 움츠러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1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0% 올랐다. 2012년 10월(2.1%) 이후 가장 가파른 오름세다.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9월부터 5개월 연속 1% 이상씩 오르고 있다.

 품목별로는 농·축·수산물 가격이 1년 새 8.5% 오르며 전체 평균을 4배 이상 웃돌았다. 설을 끼고 수요가 늘어난 당근(125.3%), 무(113.0%), 배추(78.8%) 등 채솟값 오름폭이 특히 컸다.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달걀값도 61.9% 뛰었다. ‘장바구니 물가’로 불리는 신선식품지수는 전달에 이어 12.0% 올랐다.

 기름값 상승세도 두드러졌다. 지난달 휘발유 경유 등을 포함한 석유류 가격은 지난해 동월 대비 8.4% 올랐다. 보험서비스료(19.4%), 공동주택관리비(4.2%), 고교생 학원비(2.8%) 등도 크게 올랐다.

 프랜차이즈 카페와 패스트푸드, 패밀리레스토랑 등 대표적인 서민 외식 브랜드들도 가격을 올리며 체감물가 상승에 가세했다. 탐앤탐스는 설 연휴였던 지난달 27일 아메리카노 카페라테를 비롯한 일부 음료 가격을 최대 12% 인상했다. 인건비와 건물 임차료 등의 부담이 커졌다는 게 이유다. 지난달 26일에는 맥도날드가 햄버거와 아이스크림 콘 등 일부 제품 가격을 평균 1.4% 올렸다.

 우영제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봄철 농산물 출하량이 늘면 식품 가격 오름세가 꺾이면서 전체적인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1% 후반으로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가 더욱 적극적으로 물가 관리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생활물가 상승으로 소비가 급격히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세균 국회의장실이 조사한 지난달 기준 체감물가 상승률은 9.0%로 공식 지표의 4배를 넘었다.

세종=천호성 thousand@donga.com / 곽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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