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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유아학교 日帝지우기 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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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유아학교 日帝지우기 먼길

유덕영기자 입력 2016-11-10 03:00수정 2016-11-10 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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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학교→초등학교 이름 바꾼지 20년… 교육계에 남은 日그림자
 대표적인 일제 잔재였던 ‘국민학교’ 명칭이 ‘초등학교’로 바뀐 지 20년이 지났지만 교육계에서는 여전히 일제 잔재 청산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유치원’이라는 명칭이나 일본식 작명 방식에 따라 지어진 학교명을 바꾸고 일본산 수종(樹種)을 교정에서 퇴출하는 작업도 진행되고 있다.

○ 유치원 명칭 변경은 ‘답보 중’

 9일 교육계에 따르면 일제 잔재로 여겨지는 ‘유치원(幼稚園)’ 명칭을 교체해야 한다는 의견은 지속적으로 제시되고 있지만 개칭 논의는 별다른 진전이 없다.

 유치원이라는 이름은 일본인들이 자녀의 유아교육을 위해 1897년 부산에 세웠던 ‘부산유치원’에서 시작됐다. 일본인들이 독일어인 ‘킨더가르텐(Kindergarten·어린이들의 정원)’을 일본식으로 만든 용어다. 중국에서도 유치원 명칭을 썼지만 1945년 종전 이후 명칭을 유아원으로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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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치원 명칭을 바꾸려는 시도는 지속적으로 이뤄졌다. 일왕 히로히토(裕仁)가 1941년 황국신민 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만든 명칭인 ‘국민학교’를 1996년에 ‘초등학교’로 바꾸면서 유치원 명칭도 같이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지만 주목을 받지 못했다. 2004년 유아교육법이 제정되면서도 논의가 일부 있었지만 개칭은 이뤄지지 않았고, 2014년에도 새누리당 이군현 의원이 유치원을 ‘유아학교’로 바꾸는 유아교육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법안은 통과되지 않았다.

 서울시교육청도 같은 해 유치원을 유아학교로 명칭을 바꾸는 방안 등을 포함한 유아교육발전 종합계획을 내놨지만 별다른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도 유치원 명칭은 일제 잔재여서 청산 대상일 뿐만 아니라 유아 공교육에 대한 인식을 저해하고 있다는 이유로 유아학교로 변경해야 한다고 요구할 예정이다.

 교육계 관계자는 “현재 어린이집에 비해 유치원 선호도가 높은 상황에서 공공성이 강한 ‘학교’라는 명칭이 유치원 대신 사용되면 어린이집과의 차이가 더욱 커질 것이라는 보육계의 반발 때문에 개칭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 일본식 학교명·조회대도 퇴출 추진

 동서남북 등 방위가 들어간 학교명도 일제의 잔재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일제강점기에 식민지 통치의 편의를 위해 학교 명칭에 방위명을 넣거나 순서를 매겨 불렀다는 것. 이에 따라 경기도교육청은 이런 방식으로 명칭이 붙은 학교 교명을 바꾸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교명에 동서남북이 붙었다고 해서 무조건 일제 잔재로 보는 것은 아니고 아무런 의심 없이 일제 잔재 명칭을 사용하고 있지는 않은지, 지금도 관행적으로 그런 방식으로 이름을 붙이고 있지는 않은지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교육청은 학교와 지역사회가 논의를 통해 자체적으로 교명 개정에 나서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내년부터는 관내 학교 명칭의 유래 등 역사적 근거 등을 찾는 고증 연구를 실시하기로 했다. 이를 바탕으로 학교 구성원들과 동문들이 스스로 교명 변경이 필요한지 판단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학교 시설물 중 일본의 군국주의와 관련된 것으로 평가받는 조회대(구령대)는 새로운 용도를 찾고 있다. 조회대는 최근 새로 지어지는 학교에는 설치되지 않지만 기존 학교에는 상당수가 남아 있다. 조회대에 마루 등을 깔아 학생들의 휴게 장소로 사용하거나 수업을 할 수 있도록 리모델링해 야외 수업 등에 활용하는 방안 등이 논의되고 있다.

 또 학교에 심어져 있는 일본의 대표적인 조경수인 가이즈카향나무도 일제 잔재로 꼽혀 제거 대상이다. 가이즈카향나무는 1909년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가 대구 달성공원에 2그루를 심은 것을 시작으로 전국에 퍼졌다. 교육 당국은 가이즈카향나무가 교목(校木)이라면 다른 수종으로 교체하라고 안내하고 국기게양대 등 주변에 있는 이 나무는 제거하라고 알리고 있다.

 일제 잔재는 청산할 필요가 있지만 교육적으로 필요한 부분까지 배척해서는 안 된다는 반론도 있다. 예를 들어 수학여행이 일제강점기 때부터 시작됐더라도 현재는 교육의 한 부분으로 자리를 잡았고, 일본식 교육문화라는 지적이 있는 두발 및 복장 검사 등도 학생 지도 차원에서 긍정적 기능도 있는 만큼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유덕영기자 fir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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