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새단장 BMW7… 비행기 같은 내부, 속도·승차감의 놀라운 조화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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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 750Li x드라이브 프레스티지

《올해 하반기(7∼12월)를 뜨겁게 달군 신차 중 하나는 BMW 7시리즈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이다. 공식 출시 전 7시리즈에 탑재된 첨단 정보기술(IT) 기능을 담은 8분짜리 동영상은 세계적인 화제가 되기도 했다. 동아일보에서 자동차를 담당하는 강유현 김성규 박은서 기자가 7시리즈 중에서도 가장 플래그십 트림인 ‘750Li x드라이브 프레스티지’(1억9200만 원)를 타고 꼼꼼히 분석해봤다.》
BMW 750Li x드라이브 프레스티지 모델의 주행 모습. 가속페달을 조금만 밟아도 속도가 올라갈 정도로 응답성이 뛰어난 것이 특징이다. BMW코리아 제공
BMW 750Li x드라이브 프레스티지 모델의 주행 모습. 가속페달을 조금만 밟아도 속도가 올라갈 정도로 응답성이 뛰어난 것이 특징이다. BMW코리아 제공

고급스러우면서도 역동적인 디자인

강유현(이하 강)=보닛이 상당히 앞으로 길게 빠졌네요. 대형 고급세단인데도 보닛 덕분에 역동적으로 보여요(7시리즈의 길이는 5238mm, 폭은 1902mm, 높이는 1479mm다.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보다 길이가 길지만 높이는 낮아 날렵한 인상을 줬다).

김성규(이하 김)=BMW 특유의 ‘앞트임(라디에이터그릴과 헤드램프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디자인을 성형수술한 눈에 비유해 부르는 말)’ 헤드라이트가 적용됐네요.

박은서(이하 박)=차체의 모양이나 문 손잡이 등에서 전체적으로 고급스러운 곡선미가 흐릅니다. 가죽 시트와 스웨이드 재질의 천장, 스티어링휠에서 부드러운 감촉이 느껴지네요.

강=(뒤 오른쪽 좌석에 앉으며) 럭셔리 그 자체예요. 왼쪽 팔걸이에 태블릿PC가 고정돼 있는데, 버튼을 한 번만 누르면 탭이 손에 쥐기 쉽게 올라옵니다. 비행기처럼 업무를 볼 수 있도록 접이식 테이블도 있네요. 아이보리색 가죽이 명품가방 가죽같이 부드럽습니다.

김=내부 조명이 군데군데 있네요. B필러(차체에서 앞좌석과 뒷좌석 사이 위치에 있는 기둥) 바로 뒤, 뒷좌석의 양옆 문짝, 대시보드 등에 조명이 있어 밤이 되면 멋진 분위기가 조성될 것 같습니다. 운전석 앞에 전자식 계기판도 고급스럽네요.

박=차량 내 방향제 향도 두 가지 중에 선택할 수 있습니다.

김=뒷좌석은 앞좌석보다 시트포지션이 높은 것 같아요. 뒷좌석에 앉으니 앞을 내려다보는 느낌입니다. 수면 위치를 선택하니 앞자리 동반석이 최대 9cm 앞으로 밀리며 뒷좌석이 항공기 좌석처럼 뒤로 누워요.

박=(커피가 가득 담긴 종이컵을 꽂아 넣으며) 컵홀더가 좀 작고 빡빡한 편이네요.

강=(이때 컵홀더에 커피컵을 밀어 넣다 커피가 위로 튀었다.) 이 부분은 개선이 필요해 보이네요. 컵홀더에 보냉 기능이 없는 것도 아쉬워요.

힘과 여유가 느껴지는 주행 성능

김=차가 미끄러지듯이 나갑니다. 엄청 조용하고요. 그리고 헤드업디스플레이(HUD)에 도로 제한속도와 내비게이션, 현재 시속 등 다양한 정보가 떠서 유용하네요.

강=역시 BMW답게 응답성이 뛰어납니다. 가속페달에 발만 갖다댔는데 시속 150km예요. 조금만 밟아보자 하니 순식간에 시속 200km예요. 속력이 언제 올랐는지도 모르게 승차감이 편안해요.

김=주행모드를 스포츠모드로 바꾸니 후륜에서 미는 힘이 강하게 느껴집니다. 스포츠모드인데도 정숙하고요. 시속을 240km까지 올렸는데도 힘이 남아도는 느낌이랄까요(이 차의 최고시속은 250km다).

강=뒷좌석 승차감은 아주 편안해요. 서스펜션이 진동과 충격 흡수를 아주 잘하는 것 같아. 속도를 올렸는데도 차체의 진동이 심해지지 않는 점도 맘에 들어요. 테이블에서 문서 작업을 해도 다른 차에 비해 멀미가 덜 나는 것 같아요.

박=컴포트 모드에서 주행하니 서스펜션의 완충 효과가 두드러집니다. 진동이 거의 안 느껴지네요. 다만 램프를 빠져나오는 급격한 코너링에서는 차체가 쏠리는 느낌이 있습니다.

김=(시속 180km에서 90km까지 급제동하며) 제동이 신속하면서도 부드럽네요. 몸이 앞으로 쏠리는 느낌을 거의 느낄 수 없어요.

BMW 7시리즈에는 ‘제스처 컨트롤’이 적용돼 간단히 인포테인먼트 설정을 제어할 수 있다. BMW코리아 제공
BMW 7시리즈에는 ‘제스처 컨트롤’이 적용돼 간단히 인포테인먼트 설정을 제어할 수 있다. BMW코리아 제공


확연히 차별화되는 첨단 기능

김=우와. 드디어 BMW 디스플레이에 터치 기능이 생겼군요. 그간 BMW는 내비게이션을 조그셔틀로 조작해야 해서 불편했는데 손가락으로 자판을 바로 눌러 목적지를 검색할 수 있어요.

강=그래픽도 상당히 선명하고 사실적이네요. 갈림길에서는 축척이 10m로 클로즈업 되는 데다 각 차선별 방향, 도로 표지판까지 표시돼요. 시내에선 주변에 편의점과 주유소 정보까지 표시됩니다. 정말 획기적인 변화네요(7시리즈에는 BMW가 국내에 개설한 R&D센터에서 개발한 내비게이션 기술이 처음으로 탑재됐다).

김=핸들에 있는 핸들 모양 버튼을 누르니 조향이 저절로 조절됩니다. 차선을 그대로 따라가네요. 코너링 구간에서도 핸들이 저절로 움직입니다(이 기능은 ‘차선 유지 어시스턴트’다. 전측방에 설치된 카메라와 레이더 센서가 차선을 인식해 차량이 210km 이하의 시속에서 차선을 이탈하지 않도록 핸들링을 지원한다. 핸들에서 손을 떼면 15초간 유지된 뒤 꺼진다).

강=고속도로에서 차선 유지 어시스턴트와 어드밴스트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앞차와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며 설정해놓은 속도 이하로 달리는 기능)을 함께 사용하니 마치 자율주행차를 타는 것 같은 느낌이에요. 장거리 운전을 할 때 매우 도움이 되겠어요. 다만 시속 80km가 넘어가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주의해야겠습니다.

박=출시 전부터 화제가 됐던 ‘제스처 컨트롤’을 써볼까요. (센터패시아 앞에서 검지손가락만 편 채로 팔을 시계방향으로 돌리자) 오, 음향 볼륨이 올라가네요. 반대로 돌리니 볼륨이 줄어들어요.

다만 팔을 휘휘 돌려야 하는 만큼 볼륨을 미세하게 조정하긴 어려워요(제스처 컨트롤은 손동작으로 인포테인먼트 설정을 제어할 수 있는 기능이다. 간단한 손짓으로 전화를 받고 거절하기, 볼륨을 높이고 낮추기, 사용자 지정기능 활성화 등을 실행할 수 있다). 특히 운전 중에 전화를 받아야 할 때 유용하겠어요.

김=‘터치 커맨드’에는 많은 기능이 있네요. 근력 운동 프로그램, 마사지와 온열 기능, 시트 위치와 조명, 선루프, 선블라인드 조절 기능 등 다양해요. 태블릿PC로 인터넷도 할 수 있어요(터치 커맨드는 뒷좌석에 있는 태블릿PC로 각종 설정을 제어할 수 있는 기능이다).

박=특히 터치 커맨드를 실행할 때 그래픽이 아주 사실적입니다. IT 기기에 그다지 익숙지 않은 중장년층도 그림만 보고 쉽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강=메르세데스벤츠 같은 전통적 플래그십 모델과 차별화하기 위해 최대한 많은 첨단 기능을 넣어놓고 “우린 이만큼이나 할 수 있어”라고 과시하는 느낌이에요.

기자 3인은 7시리즈 시승을 앞두고 가장 기대했던 무인 주차 기능은 체험해보지 못했다. BMW 측은 “내년 중부터 생산되는 차량에 탑재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료소비효율은 막히는 시내 구간에서는 L당 5km가량 나왔다. 그러나 고속도로에서 연비 운전을 하니 L당 10km대로 향상됐다. 공인 연비는 L당 8.4km다.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과 알루미늄 소재를 적용해 차체 무게를 기존보다 최대 130kg 줄였다. 트윈파워 터보 V8 가솔린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해 최고 출력은 450마력, 최대 토크는 66.3kg·m다.

정리=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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