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남사당패’ 최고수들 인천에 모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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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운하씨 유랑인생 60년 기념, 28일 부평아트센터서 공연
사물놀이 등 국악 진수 보여줘

24일 인천 계양문화회관에서 지운하 계양구립풍물단 예술감독이 단원들을 지도하고 있다. 1999년부터 남사당놀이 꼭두쇠를 맡고 있는 그는 28일 부평아트센터에서 풍물인생 60주년 공연을 한다.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press82@donga.com
24일 인천 계양문화회관에서 지운하 계양구립풍물단 예술감독이 단원들을 지도하고 있다. 1999년부터 남사당놀이 꼭두쇠를 맡고 있는 그는 28일 부평아트센터에서 풍물인생 60주년 공연을 한다.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press82@donga.com
국내 대표적인 ‘남사당패’의 최고수들이 28일 인천에 모인다.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제3호이면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남사당놀이를 이끌고 있는 꼭두쇠(우두머리) 지운하 씨(68)의 유랑인생 60년을 기념하기 위해서다.

“고향 인천에서 여덟 살 때 풍물을 시작해 60년 한평생을 예인으로 살아왔어요. 현대인들도 전통연희의 감흥을 즐길 수 있는 작업에 여생을 바치려 합니다.”

명인 10여 명과 평택농악보존회원들은 이날 오후 5시 부평아트센터 해누리극장에서 사물놀이, 비나리, 서도소리, 소고놀이, 태평소 시나위, 판소리의 진수를 보여준다. 남사당에 몸담아 왔던 국악인들이 평생 익혀온 기예를 보여주기 위해 자리를 같이하는 것이다. 남사당놀이 전수교육조교이기도 한 지 꼭두쇠는 소고놀이, 열두발 상모, 쇠놀음, 걸립굿을 공연한다. 사물놀이 대가로 통하는 김덕수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와 ‘원장현류 대금산조’ 창시자인 원장현 명인, 유지숙 명창, 서울지방문화재 삼현육각 보유자인 최경만 피리 명인, 권원태 줄타기 명인(안성시립남사당 바우덕이풍물단 상임단원)도 출연해 각각 장기를 선보인다.

지 꼭두쇠는 인천 남구 도화동에 살았던 초등학교 2학년 시절 교실 밖에서 들려오는 풍물소리에 홀려 예인의 길로 들어섰다. “풍물가락이 너무 좋아 선생님께 화장실에 간다고 거짓말을 하고 하루 종일 풍물패를 따라다녔지요. 동네 풍물단에서 꽹과리를 치며 상쇠(제1주자) 역할을 한 아버지의 영향을 받은 것 같아요.” 당시 인천엔 위아래 마을마다 풍물단이 있었다고 한다.

그는 풍물에 입문한 지 3년 만인 1959년 당시 문화공보부가 마련한 제1회 민속예술경연대회의 경기도 대표(인천은 당시 경기도청 소재지)로 출전해 전국 2위(개인특상)를 차지했다. 국악에 뛰어난 솜씨를 발휘하자 1962년 남사당에 입단해 유랑생활을 시작한다. 지 꼭두쇠는 “남사당은 전국 규모의 패거리인데, 서울 인천 안성 평택 대전 천안 당진 등 10여 곳에 지부를 두고 있었다”며 “정부가 1964년 종묘제례악 양주별산대 남사당놀이를 중요무형문화재 1∼3호로 지정한 뒤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의 옛 국립국악고 자리에 전수회관을 지어 주었다”고 회고했다.

전국 남사당 지부엔 20명 안팎의 남자 기인이 활동했다. 이들은 크고 작은 동네잔치 때마다 6종목의 전통연희를 펼쳤다. 도로 행진과 개인놀음의 풍물(농악대), 가면 마당극(덧뵈기·탈춤), 조선 줄타기(어름), 땅재주(살판·지상곡예), 꼭두각시놀음(덜미), 사발 쳇바퀴돌리기(버나)를 펼친 것. 다양한 장르의 남사당놀이 여섯 마당 중에서 가면극과 꼭두각시놀음은 양반과 하인, 쾌락에 빠진 승려, 서민을 등장시키는 사회 풍자극으로 인기가 높았다.

지 꼭두쇠는 남사당놀이 이사장, 국립국악원 민속연주단 지도원을 맡으며 전통연희를 세계에 알리고 있다. 1980년 초부터 유럽 12개국 공연, 실크로드 4개국 순회공연, 중남미 순회공연, 중국 베이징의 한중우호축제 등 남사당 해외 공연을 주도해왔다. 김대중 이명박 두 전직 대통령의 취임식 무대에 서기도 했고 국립국악원 단원과 국립국악원 지도위원을 거쳐 2011년부터 계양구립풍물단 예술감독을 맡고 있다. 매년 ‘우리가락 우리춤 향연’ 등 풍물 정기공연을 진행하고 있고, 올 4월엔 전통무용 민요 풍물 등 3개 종목의 전국대회인 제1회 계양산국악제를 마련했다. 070-8134-4275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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