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 확 바꾼 ‘슈틸리케 슈퍼파워’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11월 18일 05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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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라오스 원정을 마친 국가대표팀은 환상적인 2015년 여정을 마무리했다. 대표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시선은 더 높은 곳을 향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17일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라오스 원정을 마친 국가대표팀은 환상적인 2015년 여정을 마무리했다. 대표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시선은 더 높은 곳을 향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명확한 철학과 원칙으로 선수들 동기부여
영건 이정협·이재성·권창훈·황의조 발굴
올해 A매치 16승…고질적 수비불안 해결


울리 슈틸리케(61·독일)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이 17일 비엔티안에서 열린 라오스와의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G조 6차전 원정경기를 끝으로 2015년 A매치 일정을 모두 마무리했다. 라오스전까지 올해 20번의 A매치에서 ‘슈틸리케호’는 16승3무1패를 기록했다. 1월 2015호주아시안컵에선 27년 만에 준우승을 차지했고, 8월 중국 우한에서 펼쳐진 2015동아시안컵에선 7년 만에 우승컵을 탈환했다. 6월부터 시작된 2차 예선에서도 6전승을 거두는 등 승승장구했다.

● 성적으로 되돌아본 2015년

2014브라질월드컵 이후 위기에 빠진 한국축구의 ‘구원투수’로 선택된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해 10월 부임한 이후 단기간에 분위기를 확 바꿔놓았다. 한해 A매치 16승은 1975년과 1978년의 18승에 이어 역대 2위에 해당한다. 눈여겨볼 대목은 실점이다. 20경기 중 무실점이 17경기나 된다. 17경기 무실점은 한국의 A매치 연간 최다 신기록이다. 경기당 실점률은 0.20으로 역대 1위(10경기 이상 기준)다. 고질적 병폐 중 하나로 꼽혔던 수비 불안을 말끔히 해소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공격을 잘하는 팀은 이길 수 있지만, 수비를 잘하는 팀은 우승할 수 있다”며 탄탄한 수비를 강조했고, 이는 올 1년 동안 슈틸리케 감독이 일군 가장 큰 성과라고 할 수 있다.

● 슈틸리케 파워, 한국축구를 바꾸다!

슈틸리케 감독은 취임 이후 이동국(전북), 박주영(서울), 염기훈(수원), 김신욱(울산) 등 한국축구를 대표하는 선수들에게 적어도 한 차례 이상씩 기회를 줬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러시아월드컵 본선을 염두에 두고 있기에 자신의 성에 차지 않으면 다시 부르지 않았다. “모든 이에게 대표팀 문은 열려있다. 그러나 나가는 문도 항상 열려있다”는 말 속에 슈틸리케 감독이 선수들에게 바라는 모습이 함축적으로 담겨 있다. 명확한 철학과 선수단 운용 원칙을 제시함으로써 그라운드에서 선수들의 자발적 투쟁의지를 이끌어냈다.

슈틸리케 감독은 K리그 클래식(1부리그)은 물론 챌린지(2부리그)와 아마추어 현장까지 직접 누비며 새 얼굴 발굴에 힘을 썼다. 특히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K리그 선수들에게 기회를 줬고, 그들의 잠재력을 일깨웠다. 이는 대표팀의 체질개선으로 이어졌고, 포지션별 경쟁구도를 통해 전반적인 전력상승을 유도했다. 무엇보다 슈틸리케 감독이 높게 평가받는 또 다른 근거는 K리그의 젊은 선수들을 발탁해 한국축구를 살찌게 한 점이다. 이정협(부산), 이재성(전북), 권창훈(수원), 황의조(성남) 등 그동안 주목 받지 못했던 젊은 선수들은 슈틸리케 감독 밑에서 한국축구의 중심으로 성장했다.

슈틸리케 감독의 시선은 당장 A매치 한 경기에 머물지 않는다. 러시아월드컵 본선을 겨냥하고 있다. 긴 항해를 하다 보면 풍랑을 만날 때도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대표팀 구성원뿐 아니라 한국축구에 ‘어떤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고 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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