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 46시간만에 佛의 응징… IS 사령부-훈련소 정밀 폭격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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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와의 세계대전]서방, IS 공습 전방위 확대



15일 IS의 심장부인 시리아 락까를 공습하기 위해 프랑스 전투기가 활주로에서 이륙 준비를 하고 있다. 이날 공습은 올 9월 이후 프랑스가 시리아에 행한 공습 중 최대 규모였다. 프랑스군 제공
15일 IS의 심장부인 시리아 락까를 공습하기 위해 프랑스 전투기가 활주로에서 이륙 준비를 하고 있다. 이날 공습은 올 9월 이후 프랑스가 시리아에 행한 공습 중 최대 규모였다. 프랑스군 제공
15일(현지 시간) 프랑스의 이슬람국가(IS)의 주요 근거지인 락까 공습은 프랑스와 연합군의 IS 대응 전략에서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프랑스는 132명의 무고한 목숨을 앗아간 IS를 응징하기 위해 처음으로 IS 내 군사시설을 공습하는 등 적극 공세로 돌아섰다. 프랑스의 항공모함 파견으로 연합군의 IS 격퇴전 판도도 바뀔 것으로 점쳐진다.

○ 프랑스의 시리아 공습 중 최대 규모

프랑스 공군은 이날 오후 7시 50분 락까 공습을 단행했다. 파리에서 테러가 처음 발생한 13일 오후 9시 20분 이후 46시간 30분 만이다. 첫 번째 목표는 신병 모집소와 무기고가 함께 있는 사령부 건물이었고, 두 번째 목표물은 테러리스트 훈련 캠프였다.

군용기들이 도시 상공을 계속 선회하면서 현지 시간으로 자정 가까이까지 공습이 계속됐다고 현지 민간인 활동가들은 뉴욕타임스에 전했다. 활동가들은 “폭탄이 투하됐으며 축구장과 박물관, 의료시설에도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날 공습으로 약 22만 명의 인구가 사는 락까에는 전기와 수도가 끊어져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요르단과 아랍에미리트(UAE)에 배치돼 있던 프랑스의 라팔과 미라주 2000 등 전투기 10대를 포함한 항공기 12대가 출동해 20발의 폭탄을 정밀 투하했다.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으로 목표물을 식별해 타격하는 합동직격탄(JDAM)이 쓰인 것으로 보인다.

이날 공습은 프랑스의 시리아 공습 중 최대 규모였을 뿐 아니라 첫 군사시설 공격이었다. 프랑스는 작년 9월 이후 연합군의 시리아 IS 공습에 참여해 왔지만 주로 석유와 가스 시설을 공습했다. IS가 유전 시설을 활용해 밀수 시장에서 군자금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뉘엘 발스 총리는 16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시리아 공습은 의도한 목표에 맞췄다. 공습은 계속될 것이며 IS는 파괴될 것”이라며 락까 공습을 계속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 ‘움직이는 전쟁기지’인 핵항모까지 동원

美미사일에 ‘파리로부터, 사랑을 담아’ IS에 대한 보복 공습에 사용된 미군 미사일 사진이 16일 인터넷에 공개됐다. 측면의 ‘From Paris, with Love(파리로부터, 사랑을 담아)’라는 문구가 눈에 띈다. 사진 출처 데일리메일
美미사일에 ‘파리로부터, 사랑을 담아’ IS에 대한 보복 공습에 사용된 미군 미사일 사진이 16일 인터넷에 공개됐다. 측면의 ‘From Paris, with Love(파리로부터, 사랑을 담아)’라는 문구가 눈에 띈다. 사진 출처 데일리메일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IS와의 전투를 위해 페르시아 만에 핵 항공모함 샤를드골함을 배치할 것이라고 5일 밝힌 바 있다.

파리 연쇄 테러 이후 프랑스의 IS 대응 전략이 적극적 공세로 바뀜에 따라 핵 항공모함 전단의 연합군 내 역할도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배수량이 4만2000t인 샤를드골함은 프랑스의 첫 핵항모로, 유럽 국가가 보유한 군함 가운데 가장 큰 핵항모다. 라팔 M, 쉬페르 에탕다르 등 전투기와 미국제 E-2 호크아이 조기경보기 등 40여 대의 항공기를 실을 수 있다.

○ 연합군도 가세

연합군도 IS 공습을 감행했다. 미국을 포함한 연합군은 이날 ‘내재적 결의(Inherent Resolve)’로 명명된 IS 퇴치 작전에 따라 시리아와 이라크 내의 IS 기지에 대해 18차례에 걸쳐 공습을 단행했다고 미국 국방매체가 연합군 사령부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시리아에서는 미국과 프랑스, 호주, 캐나다,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 UAE가 참여한 연합군이 전투기와 드론(무인기)을 동원해 6차례에 걸쳐 락까를 포함해 하사카, 다이르앗자우르 등을 공습했다. 이라크에서는 모술, 라마디, 신자르 등에서 폭격기와 전투기, 드론이 동원된 12차례의 공습이 이뤄졌다.

프랑스는 지금까지 미국이 이끌고 있는 ‘파이브 아이스(Five eyes)’ 정보 동맹에 참여하지 않고 있었지만 이번 공습을 계기로 IS의 교신 내용 등을 담은 이 정보도 제공받을 것으로 보인다. 파이브 아이스에 참여하고 있는 국가는 미국과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영국 등 5개국이다. 한편 벤 로즈 미 국가안보 부보좌관은 이날 ABC 등 주요 방송에 출연해 “IS를 겨냥한 공습은 지속적으로 강화할 것이지만 미 지상군을 파견하는 방안은 포함돼 있지 않다”며 “앞으로 프랑스가 대응을 주도해 나가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 락까

시리아 북부 락까 주의 주도로 IS의 심장부다. 인구 22만 명으로 군사령부, 각종 행정시설, 무기고,
신병모집소 등 IS의 주요 시설이 있다. 2011년 아랍의 봄 이후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과 반정부 세력인 자유시리아군이
싸우는 사이에 IS가 이곳으로 세력을 확장했다.

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테러#is#응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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