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의 과거사 반성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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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년前 북아일랜드 민간인 총격… 66세 전직 군인 살인혐의로 체포

영국이 무려 43년 전 민간인들을 무차별 총격으로 사망케 한 공수부대원을 체포해 법정에 세웠다. 국가에 의한 민간인 희생에 대한 처리를 시사해주는 대목이다.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경찰은 10일 1972년 1월 북아일랜드 가톨릭 신도들이 민족 차별 반대 시위를 벌이다 공수부대의 무차별 총격으로 사망한 ‘피의 일요일’ 사건과 관련해 당시 진압에 참여했던 66세 전직 군인을 살인 혐의로 체포해 조사 중이다. 해당 사건과 관련해 가해자가 체포된 것은 처음이다.

이 군인은 당시 10대 두 명과 20대 1명을 총으로 사살하고 피해자의 아버지에게도 고의적으로 총상을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BBC에 따르면 경찰이 가해자를 잡기 위해 사건에 연루된 100명 이상의 군인을 만났고 현장에 있었던 시민 310명의 증언을 수집했다.

북아일랜드 독립투쟁을 벌였던 아일랜드공화국군(IRA)의 정치조직인 신페인당은 “정의를 위해 싸웠던 긴 여정에서 또 다른 진일보”라고 했다. 유족 존 켈리 씨는 “43년 동안 이날만을 기다렸다”며 “죄 없는 아이들을 죽인 군인들을 모두 법정에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피의 일요일’ 사건은 북아일랜드 가톨릭 신도들이 차별 철폐를 외치며 평화 행진을 벌이다가 무차별 총격으로 숨진 사건이다. 희생자가 14명에 이르러 당시 평화적으로 독립운동을 벌여 왔던 북아일랜드 사람들이 IRA 무장투쟁에 참여하는 계기가 된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영국#과거사#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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