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사료업체 카길, 평택에 자사보유 가장 큰 공장 준공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11일 17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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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사료업체 카길이 자사가 보유한 전 세계 공장 중 가장 큰 사료 생산 공장을 경기 평택시에 준공했다. 연간 9조 원대인 한국 사료 시장을 놓고 세계 1위 업체인 카길과 국내 업체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카길의 자회사인 카길애그리퓨리나는 11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평택시 포승읍에 연산 87만t 규모의 공장을 완공했다고 밝혔다. 연면적 5만2610㎡의 이 공장은 2012년 착공돼 1억 달러(약 1160억 원)가 투입됐다. 평택항으로 들어온 옥수수 등 사료 원료가 하역 과정을 거치지 않고 350m 길이의 파이프를 통해 시간 당 150t 씩 공장으로 바로 이송되는 게 특징이다. 이보균 카길애그리퓨리나 대표는 “평택공장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동종 업계에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평택공장의 생산능력 87만t은 카길이 보유한 전 세계 생산설비 가운데 최대 규모로 돼지 100만 마리(36만t), 소 5만 마리(24만t), 닭 5000만 마리(24만t), 11만 마리의 개와 5만 마리의 고양이(3만t)를 1년간 먹일 수 있는 양이다. 이번 준공으로 카길은 기존 정읍, 군산, 김해 공장을 포함해 연간 최대 173만t의 사료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이는 한국 내 사료 생산량의 약 10%다.

전 세계 68개국에 진출해 있는 카길의 연간 매출은 137조 원에 이른다. 평택에 자사 최대 공장을 세운 것은 한국 사료 시장의 잠재력이 그만큼 크다고 봤기 때문이다. 한국 내 사료 소비량은 1980년 대 1000만t에서 2013년에는 1800만t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최윤재 서울대학교 농생명과학부 교수는 “육고기 소비량이 매년 늘어남에 따라 10년 뒤에는 국내 사료 시장 규모가 연간 2000만t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카길은 향후 추가되는 200만~300만t의 사료 시장을 노리고 생산량 증설을 단행한 것이다.

현재 국내 사료시장은 농협사료, 하림, 카길이 3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으며 CJ 등 대기업도 참여하고 있다. 농협은 소 사료 시장의 70% 정도를 차지하고 있고 하림은 닭 사료 시장에서 80% 가량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카길은 돼지 사료 시장에서 15%의 점유율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사료 전체를 놓고 보면 농협의 점유율이 35%로 가장 높고 하림과 카길이 뒤를 잇고 있다.

카길은 이번 평택 공장 준공으로 소, 닭, 돼지 사료 부문 모두에서 한국 업체들의 점유율을 뺏어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백연상 기자 bae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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