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달러 재정환율 대신 위안화 ‘직거래 환율’ 추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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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위안화 직거래시장 1년… 對中수출 결제 비중 3.4%로 증가

지난해 12월 1일 서울에서 열린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이 개장 1주년을 눈앞에 두고 있다. 내년에는 중국 상하이에서도 원화와 위안화를 달러를 거치지 않고 바로 거래할 수 있는 직거래 시장이 열린다. 한국과 중국 양국에서 모두 펼쳐지는 원-위안화 직거래 시대를 맞이해 이 기회를 활용하려는 금융회사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KEB하나은행은 9월 딜링룸의 숙련된 외환 딜러를 중국 상하이 법인으로 파견했다. 중국 현지 은행들의 딜링룸 구조와 인프라를 조사해 필요하면 각종 전산시스템에 반영하기 위해서다. 은행들은 상하이 직거래 시장이 열리면 청산결제은행을 통해 역외 원화 공급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벌써부터 청산은행 선정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베이징에 있는 중국 법인을 중심으로 준비하고 있는 IBK기업은행과 우리은행 등은 상하이에도 데스크를 설치할지를 놓고 고민 중이다.

지난해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이 개설된 후 국내에서도 대(對)중국 수출 시 위안화 결제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거래 편의성 때문에 아직은 달러화 결제가 압도적으로 많지만 2014년 1분기 1.6%에 불과했던 위안화 결제 비중은 올해 3분기 3.4%로 급증했다. 이는 삼성전자 등 중국 수출 비중이 높은 대기업이 대중 무역 대금 중 위안화 결제 비중을 늘렸기 때문이다. 정부는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 개설 1주년을 계기로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에서는 원-위안화 직거래 환율을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금은 미국 달러화에 연동된 재정환율로 쓰고 있다. 개장 초 거래가 활발하지 않아 원화와 위안화가 실제 가치보다 높거나 낮게 평가돼 적절하지 않은 가격에서 거래될 가능성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제는 하루 평균 거래량이 20억 달러(약 2조3200억 원)에 달하는 등 시장이 성숙돼 직거래 환율로 거래가 가능한 환경이 조성됐다고 본 것이다.

위안화는 이달 말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 통화로 편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달러화, 유로화, 파운드화, 엔화에 이어 다섯 번째로 기축 통화 지위에 오르게 되는 것이다.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 등 국제 금융기관은 위안화가 SDR 통화바스켓에 포함되면 전 세계 중앙은행들의 위안화 보유가 늘면서 향후 1조 달러(약 1160조 원) 규모의 달러화 표시 채권이 위안화 표시 채권으로 전환될 것으로 분석했다.

이처럼 위안화가 급부상하는 시기에 중국과 긴밀한 협력을 해 나가면서 중국의 위안화 국제화 전략을 잘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박석중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위안화 무역거래를 지속적으로 늘리면서 위안화 채권을 발행하는 등 위안화 투자를 늘려야 한다”며 “위안화 투자는 달러 중심의 외환보유액 다변화와 저금리 투자 환경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위안화#위안화 직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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