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전 선거불복했던 군부, 이번엔?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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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총선 야당 압승]
軍최고사령관 “결과 수용” 입장 밝혀… 불복사태 재발 가능성 높지않아

이번 미얀마 총선에서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는 군부가 과연 선거 결과에 승복할 것인가이다. 미얀마 군부는 1990년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선거에서 압승했을 때 결과에 불복하면서 정권을 내놓지 않았다. 국제사회는 이런 미얀마에 대한 제재를 강화한 바 있다.

이번에도 군부가 불복하면 미얀마는 이전보다 더 큰 혼란에 빠져들 수 있다. 벌써부터 선거와 관련해 잡음도 일고 있다. 사전 투표함이 해당 지역으로 이송되지 않고 수도 네피도로 이유 없이 보내지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군부도 이번만큼은 선거 결과에 승복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는 만큼 1990년 사태가 재발하지 않을 가능성도 높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8일 군 최고사령관으로서 최대 정치 실세 중 한 사람인 민 아웅 흘라잉 장군은 “국민의 신뢰를 가장 많이 받는 정당이 승리하기를 바란다. 선거 결과는 국민이 선택한 것이기 때문에 수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선거 결과에 승복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NLD가 정권 교체에 성공한다 해도 군부의 영향력은 사그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반세기 넘게 미얀마를 지배한 미얀마 군부의 ‘힘’은 곳곳에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NLD가 정권 창출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외교 국방 등 안보 관련 장관들을 독자적으로 임명할 수 없다. 추천권을 군부가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군부는 또 의회에서 25% 의석을 가진 파워그룹 중 하나다. NLD가 정권 창출에 성공해 단독 집권을 한다 해도 원활한 국정 운영을 위해서는 군부와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외국인과 결혼하거나 외국인 자녀가 있는 사람은 대통령 후보로 나설 수 없다는, 아웅산 수지 여사의 대선 출마 발목을 잡는 헌법 조항을 바꾸기 위해서도 3분의 2 의석이 필요한데 군부가 반대하면 불가능하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미얀마#군부#선거불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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