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전봇대 사라지는 나주… 한전 이전효과 ‘톡톡’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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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원동 금성관 주변 전기선 철거… 1단계 지중화 특화거리 조성 완료
보행자 안전-조망권 확보 일석이조

전남 나주시 과원동에 있는 금성관(錦城館). 고려, 조선 시대에 외국 사신이 방문했을 때 묵는 객사 역할을 하거나 제례를 올리던 곳이다. 이곳은 임진왜란 때(1592년) 의병장 김천일 선생이 의병을 모아 출병식을 가졌고 일제가 명성황후를 시해했을 때(1895년)도 황후 관을 모셔 항일정신을 높였다.

금성관은 부지 1만602m²에 객사(762m²) 하나로 구성돼 있다. 금성관은 천년고도 나주가 목사(牧使)가 관할한 호남 서남부의 행정 중심지였다는 자존심이 담긴 건물이다. 금성관 주변은 언제부터인가 복잡하게 얽힌 전기선과 전봇대는 물론이고 인도에 있는 전력기기 철제 박스도 깨끗하게 사라져 눈길을 끈다.

나상인 나주시 역사도시사업단장은 “조선 시대 금성관을 중심으로 관공서가 들어서고 시가지가 형성됐다”며 “금성관 주변 경관 조성에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는데 한국전력이 전기선과 전봇대를 철거해줘 고맙다”고 말했다.

한전은 2일 금성관 주위 1.6km 거리 전기선을 지하에 묻는 공사를 끝내고 1단계 지중화 특화거리 사업 준공식을 가졌다. 전기선이 지하에 매설됨에 따라 금성관 주위를 둘러싼 전봇대 80여 개도 철거됐다.

한전은 올 3월부터 금성관 주위 전기선과 전봇대 철거 작업을 시작해 8개월 만에 지중화 특화거리 조성 공사를 끝냈다. 한전은 내년 11월까지 금성관 인근 2.3km 거리 전기선을 지하에 묻고 전봇대 60여 개를 추가 철거하는 2단계 사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60억 원이 투입되는 금성관 주변 전기선 지중화 사업은 기존 방식과는 달랐다. 기존 전기선 지중화 사업은 전기선을 지하에 묻는 대신 변압기, 개폐기 등 전력기기는 지상에 있는 철제 박스에 넣는 방식이다. 인도에 전력기기 철제 박스가 있어 보행자들에게 불편을 줬다.

하지만 금성관 주변 지중화 특화거리 조성 사업은 전력기기도 지하에 묻거나 신축한 별도 건물에 모두 넣어 설치하는 방식이다. 또 전봇대 1, 2개를 세워 전력기기를 모두 설치하는 방식도 활용된다. 한전은 이 같은 첨단 신기술 3개를 모두 적용한 지중화 특화거리 조성 사업을 금성관 일대에 처음 시행했다.

금성관 주변 인도에는 전력기기 철제 박스가 아예 없어 시민들과 관광객들의 편안한 보행권이 확보되고 상가 조망권도 좋아졌다.

나상택 한전 배전계획처 지중배전부 차장은 “각종 첨단기술이 적용된 금성관 주변 지중화 특화거리 조성 사업이 끝나면 전봇대 146개가 모두 철거되고 정전 등 고장도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지중화 특화거리 조성 사업에는 땅속에 있는 전기선, 전력기기 등의 고장을 즉시 알려주거나 원격 진단하는 효율적 시스템이 가동된다. 또 전기선 등이 지하에 묻혀 있어 태풍, 호우에도 정전 등 전기 하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낮아진다.

빛가람시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에 둥지를 튼 한전은 나주 구도심 활성화와 균형 발전을 위해 지중화 특화거리 조성 사업을 펼치고 있다.

조환익 한전 사장은 “지중화 특화거리 조성은 빛가람시 일대를 에너지산업 특화단지로 발전시키는 에너지밸리 구축의 첫 번째 사업”이라며 “지역 상생을 통해 국가 균형 발전과 지역 혁신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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