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日 ‘자위대-남중국해’ 설전… 고위급 경제대화엔 합의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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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중일 정상회담]아베-리커창 취임후 첫 회담

1일 오후 6시 반부터 서울 신라호텔에서 1시간 가까이 진행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의 정상회담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안보와 과거사 문제에 대한 갈등은 남기되 경제에서 구체적으로 협력한다’이다.

아베 총리 취임 후 처음 이뤄진 양자 정상회담에서 두 사람 모두 만남 자체에 의미를 부여했다. 리 총리는 아베 총리에게 “이번 회담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으며 아베 총리도 “지금까지 리 총리와 서서 짧게 대화할 기회는 있었지만 이번에 정식 회담을 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이날 오후 10시 30분경 서울에서 일본 취재진에게 한 브리핑을 통해 “당초 예정된 30분을 훌쩍 넘긴 55분간 진행됐으며 흉금을 터놓고 솔직한 의견 교환이 이뤄진 매우 의미 있는 회담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두 정상은 관계 개선의 방향과 지침까지 합의했다. 우선 향후 관계 개선의 방향으로 ①서로 전향적인 정책을 취하고 관계 개선을 함께 추진한다 ②과거 일중 간의 합의에 따라 현안에 대처한다 ③이 과정에서 특히 협력의 파트너이며 서로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2008년 중일 공동성명에서 한 합의를 구체적인 정책으로 옮긴다 ④경제를 비롯한 각 분야의 교류와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간다 등 네 가지 합의를 이끌어 냈다고 한다.

구체적인 실천 방안으로는 외교장관 상호 방문을 재개하고 둘째 고위급 경제대화를 내년에 조기 개최하며 국방당국 간 연락 메커니즘의 운용 개시를 위해 서로 적극적으로 노력해 나갈 것임은 물론이고 동중국해 자원 개발 문제와 관련해 2008년 합의된 회담 재개를 목표로 한다는 것 등이다. 경제 금융 분야의 협력을 심화시키기로 합의한 점도 주목된다.

하지만 남중국해 안보법제 등 안보 문제와 과거사 문제에 대한 신경전도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리 총리는 “일본이 평화 발전을 계속 걷고 ‘군사 및 안전보장’ 면에서 아시아 이웃나라의 우려를 존중하기 바란다”며 “(과거사 문제도) 13억 중국 인민의 감정을 위협하는 문제”라고 했다.

아베 총리 역시 리 총리에게 영토분쟁 지역인 센카쿠 열도 문제를 직접 거론하면서 미국을 대신해 남중국해 문제에 대한 우려도 직접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보법제에 대해서도 “일본은 2차 세계대전의 심각한 반성 위에서 평화 발전의 길을 걷고 있으며, 전수방위(오직 방어를 위한 무력만 행사)를 견지한다”고 적극적으로 답했다.

일본 관계자는 ‘남중국해 문제’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현안들에 대해서는 내용을 서로 공표하지 않기로 합의해 회의를 끝낼 수 있었다”며 “구체적인 설명은 피하고 싶다”고 답했다.

회담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두 정상은 전략적 호혜 관계에 기초해 양국 관계를 개선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더해 경제 분야에서의 관계 복원을 위한 구체적 실천들을 이끌어낸 점은 주목할 만하다.

정상회담과는 별도로 열린 이날 양국 외교장관회담은 막판까지 의제 등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양국 외교장관은 이날 오전 일본 대표단 숙소에서 만나 최종 조율에 착수했다. 정상회담을 12시간도 남겨 놓지 않은 가운데 각료급 협의를 해야 할 만큼 조율이 쉽지 않았던 것이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조숭호 기자
#한중일 정상회의#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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