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약-성장 두단계로 나눠 맞춤형 R&D 지원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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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 밑거름 ‘中企 연구개발’]<下>글로벌 강소기업 만들기

아웃도어 신발과 의류를 생산하는 ㈜트렉스타는 2010년 사람의 발 굴곡을 표준으로 잡아 신발을 만드는 ‘네스핏(nesTFIT)’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글로벌 시장 진출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인종이나 국적에 따라 사람의 발 모양을 분석하고 연구하는 과정이 필수였다. 문제는 인종, 국적별로 발을 연구하는 데 비용이 많이 든다는 것이었다. 그러던 중 ㈜트렉스타는 2011년 중소기업청의 ‘중소기업 기술혁신개발사업’에 선정돼 약 3억6000만 원을 지원받았고, 이를 일본인 발에 맞는 신발을 연구개발(R&D)하는 데 사용했다.

㈜트렉스타는 이전에도 일본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었지만 실적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었다. 대체로 발볼이 넓은 일본인에게는 한국인의 발 형태를 고려해 만들어진 한국산 신발이 꼭 들어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성공적으로 R&D를 마친 후 일본인의 발에 맞는 신발을 생산하자 일본 시장에서의 실적이 오르기 시작했다. 이 회사 박성원 상무는 “2011년 당시 연간 4만 켤레를 팔고 있었는데 현재는 10만 켤레로 판매량이 늘었다”며 “우리 제품이 일본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증거”라고 평가했다. 2011년 964억 원이던 매출액도 지난해 1124억 원으로 올랐다.

중소기업 R&D 지원을 전담하는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기정원)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중소·중견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글로벌 전략기술개발사업 글로벌 유망과제’를 지원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중소·중견기업이 신성장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정부의 판단 때문이다. 대기업 주도의 산업경제에서 벗어나 중소·중견기업 중심의 창조경제로 나아가기 위해서 R&D에 대한 투자와 추진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청은 기업 규모와 글로벌 역량에 따라 R&D 지원체계를 글로벌 도약단계와 글로벌 성장단계 등의 두 단계로 나눴다. 글로벌 도약단계는 수출 유망 중소기업이 단기간에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집중한다. 사업에 선정된 중소기업은 개발 기간 2년 이내 단기 상용화에 집중해 제품 혁신에 주력해야 한다. 기정원은 총 개발비 60% 이내에서 최대 10억 원까지 기업들을 지원한다.

그 다음 글로벌 성장단계에서는 ‘월드클래스 300기업’으로 육성하는 데 지원한다. 월드클래스 300이란 2017년까지 글로벌 강소기업 300개를 키우겠다는 정부 프로젝트다. 중장기 핵심 기술 개발을 통해 총 개발비 50% 이내에서 5년간 최대 75억 원을 지원한다.

글로벌 도약단계의 사업을 맡고 있는 기정원은 올 6, 7월 지원기업을 모집해 총 28개 과제를 선정했다. 기정원은 이 기업들에 총 103억8400만 원을 지원하기로 확정했다. 선정된 기업은 R&D를 수행할 때 기정원으로부터 특허환경 분석, 지식재산권 포트폴리오 수립, 지식재산권 확보방안 수립 등 맞춤형 컨설팅을 지원받을 수 있다. 기정원은 이를 통해 특허관리 능력을 높이고 원천·핵심특허 기술을 확보하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R&D 지원 외에도 해외 마케팅, 수출 금융 등을 지원해 혁신성과 성장성을 갖춘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육성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곽후근 기정원 평가관리총괄부장은 “중소기업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기술 경쟁력이 중요한 요소”라며 “창업 초창기 기업을 위주로 이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기술을 갖도록 R&D를 지원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은서 기자 clue@donga.com
#창조경제#r&d#강소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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