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시선]문화예술은 한일 관계 개선의 마중물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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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양심 시인
오양심 시인
‘일송정 푸른 솔은 늙어 늙어 갔어도.’ ‘선구자’에 나오는 가사 일부다. 한일 국교 정상화 50주년을 맞이해 소중한 이웃나라와 잘 지내고 싶어 문화·예술 교류에 앞장서는 이들 또한 한일 관계 개선의 선구자들이라고 생각한다.

한국과 일본은 불행한 역사를 뒤로하고 국교를 재개했지만 국교 정상화 50주년이 된 올해에도 외교 관계는 난항을 겪고 있다. 이런 가운데 문화·예술인들이 서로 소통하며 진정 가까운 나라가 되기 위해 화해와 공존을 모색하는 것은 정말 다행스럽다 하겠다.

9월 21일 일본의 대서화가인 고바야시 후요 씨와 필자는 국회에서 ‘한일 여류 문화 교류 시서화전’을 열었다. 그간 수십 차례 한국을 방문했던 고바야시 씨는 양국 유대가 이 시대의 절박한 과제임을 자신의 특기인 ‘붓 그림’ 퍼포먼스를 통해 명쾌하게 풀어냈다. 필자는 우정의 예술혼이 화합의 불씨가 되어 주길 바라는 마음을 간절히 담아 시를 낭송했다.

행사를 주관한 양국 근우회 대표들은 활발한 문화 교류로 한일 관계가 개선되기를 한마음으로 바랐다. 참석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도 근우회 대표들과 여류 작가들의 헌신적 활동으로 양국의 인적 왕래와 상호 문화 공유가 증대되기를 고대한다고 했다. 아울러 양국 간 관계 개선의 선구자가 돼 주기를 당부했다.

지난달 19, 20일에는 ‘한일축제한마당 2015’가 성대하게 열렸다. ‘조선통신사’ 행렬이 재현됐고 다양한 문화 공연까지 선보였다. 서울 신촌 행사에 약 3만 명, 코엑스 행사에 약 6만 명이 참석했다고 하니 그 축제 분위기는 가히 짐작할 만하다. 올해 11회째 열린 한일축제한마당은 양국 간 최대 문화 교류 행사로 자리매김했다.

이러한 교류 활동들이 지속되면서 양국 국민이 서로를 이해할 뿐만 아니라 더욱 존중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 또 미래 지향적 동반자 관계가 문화·예술 분야를 넘어 앞으로 좀 더 다양한 분야에 걸쳐 지속적으로 확대됐으면 한다.

국교 정상화 50주년인 뜻깊은 올해 한일 관계를 정치와 외교에만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두 나라의 생활 속에서 느끼는 한일 교류 50년 성과를 잘 살펴봤으면 한다. 이를 통해 새로운 화해 문화를 창조해 가야 할 것이다. 이러한 여정에서 한일 문화·예술의 힘은 언어와 국경을 넘나드는 공감의 에너지일 뿐만 아니라 관계 개선의 마중물이 될 것이다.

오양심 시인
#한일#일본#교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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