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빈병… 주류업체 조업단축 등 생산차질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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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금 인상 앞두고 수집상 사재기… 환경부 “2016년 유통 새 병에만 적용”

빈 병 부족 현상으로 주류업체들이 조업 단축 등 곤란을 겪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오비맥주는 이달 들어 빈 병 회수율이 평소보다 10% 이상(9월 말 기준) 줄어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전했다. 640mL짜리 병은 회수율이 60%대로 떨어진 상태다. 하이트진로 역시 야간작업을 중단하는 등 생산량을 줄였다.

부산의 대선주조는 한때 병 부족으로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는 말까지 나왔다. 회사 관계자는 “완제품 재고가 많으면 가끔 생산을 중단하는데 이게 와전된 것 같다”고 해명했다.

공병 대란은 환경부가 빈 병 회수율을 높이기 위해 지난달 ‘빈 용기 보증금 및 취급수수료 인상안’을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내년 1월 21일부터 빈 병을 소매점 등에 돌려줄 때 받는 보증금을 소주는 병당 40원에서 100원으로, 맥주는 50원에서 130원으로 올리기로 하자 일시적으로 빈 병이 줄어든 것.

주류 업체들은 고물상이나 공병 수집상이 이번 조치가 발효될 때를 기다리며 빈 병을 쌓아놓고 있다고 보고 있다. 환경부는 이에 대해 “내년에 유통되는 병에는 특정 표시를 하기 때문에 지금 병을 모아둬도 상향 조정된 보증금을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업체들은 지금도 문제지만 내년부터는 보증금 상승분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이번 조치에 반발하고 있다. 한국주류산업협회는 22일 오전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빈 용기 보증금 인상안은 주류 가격만 10% 인상시킬 것”이라며 해당 조치를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일각에선 주류 업체들이 내년에 가격을 올릴 명분을 쌓기 위해 미리 앓는 소리를 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빈병#보조금인상#주류업체#환경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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