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판 찻상… 테이크아웃컵 전등갓…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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光州동구재생센터-지역작가… 폐자원 재생 ‘잉여의 쓰임전’ 열어

롯데백화점 광주점 11층 롯데갤러리에서 관람객들이 버려진 자원을 활용해 만든 공예품을 감상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광주점 제공
롯데백화점 광주점 11층 롯데갤러리에서 관람객들이 버려진 자원을 활용해 만든 공예품을 감상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광주점 제공
18일 오후 광주 동구 대인동 롯데백화점 광주점. 1층 중앙 에스컬레이터 옆에 어른 두 명이 팔을 벌려야 겨우 안을 수 있는 팽이 모양의 평상과 조명이 놓여 있었다. 팝업갤러리(한시적으로 운영되는 작은 규모의 갤러리) 형태로 전시된 설치 작품은 동구에서 버려진 합판과 폐목재를 수거해 하나씩 접착해 쌓아 올린 것이다.

롯데백화점 광주점은 16일부터 다음 달 10일까지 11층 롯데갤러리에서 광주 동구재생지원센터와 함께 도시 재생을 주제로 한 기획전시회 ‘잉여의 쓰임전’을 열고 있다. 전시회는 옛 도심에 생기를 불어넣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동구재생지원센터와 10여 명의 지역 작가가 ‘업사이클링(Up-cycling)’ 운동을 통해 제작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업사이클링은 자원을 단순히 재활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버려진 물건의 가치를 더욱 높이는 것으로 도시 재생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하나의 소재를 비슷한 용도로 재사용하는 리사이클링(recycling)과 달리 주변 재료를 활용하기 때문에 비용이 거의 들지 않고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새로운 디자인과 아이디어를 반영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목공소나 한옥, 폐가에서 버려진 목재나 섬유 등의 자원은 미술이라는 옷을 입고 공예 작품으로 다시 태어났다. 한우석 작가는 버려진 강화마루를 활용해 다용도 디자인 수납상자를 제작했다. 나주 소반 전수자인 김영민 작가는 느티나무 폐목재나 쓰다 버린 빨래판에 옻칠을 해 작은 찻상이나 장식용 소반을 만들었다. 성소라 작가는 카페에서 버려지는 일회용 테이크아웃 컵과 천 조각으로 형형색색의 조명 디자인 제품을 선보였다. 동구재생지원센터는 도시 재생에 관심이 많은 롯데백화점 광주점에서 전시회를 연 뒤 전국 순회 전시회도 가질 예정이다. 천혜원 동구재생지원센터 팀장은 “지난해부터 지역 작가와 함께 업사이클링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며 “이번 전시회는 재생 자원에 대한 시민의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광주점은 옛 도심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2012년 전통시장인 대인시장 상인연합회와 상생 협약을 맺고 시설이 열악한 상점을 고쳐주고 상인에게 고객 응대 요령, 위생관리, 상품 진열 및 판매 기법 등 백화점 경영 노하우도 전수하고 있다. 유영택 광주점장은 “전통시장 상인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찾고 있다”며 “시장이 자생력을 키울 수 있도록 협력 마케팅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광주=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빨래판#테이크아웃#전등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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