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파수꾼 人蔘]면역력 증진·치매예방·항암효과까지… ‘건강백화점’ 인삼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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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알아야 할 인삼의 모든 것


‘환절기 면역력 강화식품’의 대표 주자는 인삼이다. 인삼은 신진 대사를 증진시켜 면역에 중요한 체온을 유지하는 데 효과적이다. 특히 메르스 등 전염병으로 면역력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진 가운데 항체를 생성시켜 면역력을 높여주는 인삼 효능이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다.

면역력 강화, 치매 예방, 항암식품 등 우리가 몰랐던 인삼의 뛰어난 효능, 알고 먹으면 더욱 좋은, 미국 국립보건원에서도 인정한 ‘안전한 식품’ 인삼의 모든 것을 알아본다.

물소리, 바람 소리, 사람 발자국 소리 듣고 자라는 인삼의 역사


문헌상 인삼이 언제부터 본격적으로 재배되기 시작했는지 정확한 연대를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인삼 재배의 기원이 고려시대 전남 화순군 동복면의 야생 인삼으로부터 시작되었다는 설이 있으나 이는 구전으로 전해질 뿐 확실하지 않다. 우리나라의 인삼 부족 현상은 고려시대 말부터 나타나기 시작하였고, 인삼 교역량의 증가와 민간의 공납 부담 증가로 인한 무분별한 채굴로 산삼이 희귀해지면서 인삼의 인공 재배를 시도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 시기에 행한 산삼의 종자나 묘삼을 비밀리에 깊은 산속에 심어 인공 재배한 산양삼 재배가 인삼 재배의 시초라 추정된다.

오늘날과 같은 인삼의 대량 재배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진 것은 조선시대 중기 이후이며, 정조실록(正祖實錄)에 ‘가삼(家蔘·재배한 인삼)이 성행한 뒤로는 경상도와 원춘도(原春道·강원도)에서 밀봉하여 올린 것이 대부분 가삼입니다’라는 구절로 보아 이 시기에는 인삼의 인공 재배가 성행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인삼은 서늘하고 건조한 기후를 좋아하는 반음지성 식물로, 연평균 기온 0.9∼13.8도, 여름철 평균 기온은 20∼25도로 비교적 서늘하고, 연평균 1200mm 내외의 비교적 강수량이 적은 지역이 재배에 적합하다. 현재는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에서 재배되고 있어 주요 인삼 재배지 근처의 시장이나 농협, 백화점, 대형마트, 홈쇼핑 등을 통해 전국 어디서나 쉽게 구입할 수 있다.

인삼, 수삼, 그리고 홍삼


인삼은 제조 및 가공방법에 따라 수삼, 백삼, 홍삼 등으로 나뉜다.

수삼은 인삼의 생것 그대로를 일컫는 삼으로서 맛이 쓰고 성질이 약간 차다. 수삼의 단점은 오래 두고 먹을 수 없으며 수삼이 가지고 있는 독성이 맞지 않는 사람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그래서 수삼의 효능을 갖고 있으면서 오래 보관할 수 있는 홍삼을 많이 이용한다.

보통 수삼은 냉동보관을 하는데 냉동실에 보관하게 되면 약재의 효능이 현저하게 떨어지게 되므로 냉장보관이 낫다. 수삼에 이끼를 넣어 보관하면 신선도 유지에 좋다.

백삼은 수삼의 껍질을 벗기고 1∼2일 햇볕에 말린 것으로, 맛이 달면서 쓰며 성질은 따뜻하다.

홍삼은 수삼의 껍질을 벗기지 않은 채 찐 후 식혀 채반에 말린 것으로, 가공과정에서 수삼에는 없는 사포닌과 유효성분들이 생성된다. 사포닌의 구조와 함량이 이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바뀌게 되는데, 수삼, 백삼에 없던 Rg2, Rg3, Rg5 등의 성분이 의미 있는 농도로 생성되게 되고 이 외에도 인체에 유효한 아미노산의 증가와 저장성 증가 등의 화학적 변화를 동반한다. 또한 가공이 되면서 수삼에 있는 독성분이 없어져 인삼을 먹지 못하는 사람도 복용이 가능하다.

인삼의 다양한 효능, 효과

인삼의 약리적 성분은 사포닌, 홍삼다당체, 폴리아세틸렌, 페놀 등 많은 유효성분을 가지고 있다. 인삼의 사포닌 중 Rg1은 기억력 개선 효과, Rb1은 간 기능 보호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Rg3는 암세포 전이 예방에 좋은 것으로 보고돼 있다.

인삼은 면역력을 증가시켜 주는 대표적인 기능성 식품으로서 임상시험에서도 그 결과가 명확하게 제시되고 있다. 특히 에이즈와 같은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홍삼을 투여한 경우 에이즈 치료제 없이 15년 이상을 생존하여 면역력이 증가된 대표적인 결과라고 사료된다. 그뿐만 아니라 인삼을 복용하면 감기에 걸릴 확률이 3분의 1 이하로 감소되었다.

또한 인삼의 주성분인 진세노사이드는 구조가 호르몬과 유사하고 대뇌에도 작용하여 항스트레스 작용을 나타낸다. 즉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대뇌뿐만 아니라 육체적으로도 매우 피곤한 상태로 되어 면역력이 저하되는데 인삼을 복용하면 뇌에 작용하여 뇌세포에서의 항산화 기능을 나타내어 스트레스로 인한 세포 사멸과 염증성 인자 생성을 억제하고 과산화물 생산도 억제하여 뇌 손상을 줄여준다. 즉 인삼의 면역력 증진은 뇌에서의 항산화 및 항스트레스 효과에 의한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밖에도 인삼은 뇌에서 에너지로 사용되는 포도당의 흡수를 도와 뇌의 혈액순환을 순조롭게 함으로써 기억력을 높여주며, 혈소판 응집을 억제해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한다. 손발이 차가운 수족냉증이 있는 사람이라면 인삼을 꾸준히 섭취하면 손발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동권 고려인삼학회 회장은 “인삼에는 사포닌 외에도 폴리아세틸렌과 산성다당체 등의 유효성분이 함유돼 있어 암세포 증식의 억제, 암환자의 체중 감소 및 식욕 감퇴 억제, 면역기능 증진에 효과를 보이고 있다”며 “인삼은 대한암예방학회의 ‘암을 이기는 한국인의 음식 54가지’에 선정된 항암식품이다”라고 말했다.

좋은 인삼 고르는 법

인삼은 일반적으로 수량성이 많고 사포닌 함량이 높은 9∼11월에 수확한 것을 구입하는 것이 가장 싱싱하고 영양 또한 가득하다.

인삼을 고를 때에는 인삼머리와 몸통, 다리가 고르게 발달돼 있고, 머리 부위에 싱싱한 줄기가 잘린 흔적이 분명하게 남아 있는 것과 잔뿌리가 많은 것이 좋다. 뿌리는 연황색이어야 하고 몸통은 주름이 적고 상처나 흠집이 없어 눌렀을 때 단단하고 탄력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껍질이 벗겨지거나 갈라진 것, 붉은색이거나 잔뿌리 또는 다리에 혹(선충 피해)이 있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특히 인삼은 사포닌 함량이 많을수록 좋다. 김준기 한국인삼공사 사장은 “사포닌은 잔뿌리와 껍질에 많이 들어있다”며 “몸통이 굵고 뿌리가 많은 것이 좋은 삼”이라고 말했다. 사포닌은 감기와 몸살을 막아주고, 암을 예방해준다. 고혈압 환자가 먹으면 혈압을 낮춰주고, 저혈압일 경우에는 혈압을 올려주는 효능이 있다고 한다.

▼인삼 건강하게 먹는 법▼

1. 홍삼+꿀=홍삼의 성분은 당질, 단 백질, 지방, 무기질 등이며, 사포닌이 들어 있다. 인체에 유용하지만 열량은 낮은 편이어서 꿀을 함께 섭취하면 칼로리를 보충할 수 있다.

2. 홍삼+닭고기=홍삼의 사포닌 성분이 고단백, 고열량 식품인 고기류의 불포화지방산을 분해시켜 소화를 돕고 누린내를 없애주며, 느끼한 맛을 개선해준다.

3. 홍삼+돼지고기=홍삼이 찬 기운을 지닌 돼지고기로 인해 속이 불편해지는 것을 예방해줄 뿐만 아니라 고기의 누린내를 없애 풍미를 높여준다.

4. 홍삼+찹쌀=찹쌀은 성질이 따뜻하고 달기 때문에 땀이 많이 나거나 위장이 약해서 늘 속이 거북한 사람에게 좋다. 일반 쌀에 비해 고소하고 소화도 잘 되지만 껍질을 제거하고 정제한 곡류이기 때문에 칼슘과 철분, 섬유소의 함량이 부족해 홍삼과 만나면 ‘찰떡궁합’이 된다.

5. 홍삼+청국장=홍삼과 청국장이 만나면 특유의 냄새는 은은한 홍삼향으로 줄어들고, 영양은 배가된다. 콩을 불리는 단계에서 홍삼 달인 물을 사용하는 방법이 있으며, 일반 청국장에 홍삼분을 잘 섞어서 먹어도 좋다.

김민식 기자 m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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