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 포용’… 이념 지평 넓히는 英보수당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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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당 상원 원내대표 깜짝 영입… ‘좌파염증’ 노동당 중도세력 흡수

“우리야말로 진정한 노동자 정당이다.”

영국 집권당인 보수당이 노동당 내 거물급 정치인까지 영입하며 중도 기반 정당으로 변신하겠다고 선언했다. 조지 오즈번 재무장관은 5일 전당대회 연설에서 “노동당의 거물급 정치인인 앤드루 아도니스 경을 영입해 ‘국가사회기반시설위원회(NIC)’ 위원장직을 맡겼다”고 밝혔다. 이는 일간 가디언이 ‘정치적 쿠데타’라고 표현할 정도로 영국 사회에 적지 않은 충격을 안기고 있다.

현재 상원에서 노동당 원내대표를 맡고 있는 아도니스 경은 과거 토니 블레어 전 총리와 고든 브라운 전 총리가 이끄는 노동당 정부에서 총리실 정책자문그룹 의장, 교육부 차관, 교통부 차관, 교통부 장관 등을 역임한 핵심 정책 브레인이었다. 더욱이 이번에 보수당이 신설하는 NIC는 지자체 등의 반발로 대규모 사회간접자본 투자가 미뤄지는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5월 총선에서 노동당이 내놨던 구상이라는 점에서 보수당의 광폭 행보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오즈번 장관은 “우리 모두는 좌측의 가장자리로 향하는 정당에 의해 완전히 버려진 사람들에게 손을 내밀어야 한다”고 했다. ‘강성 좌파’ 제러미 코빈 신임 노동당수가 당을 전통 좌파 노선으로 이끌고 있다는 우려에 대해 노동당 내부에서조차 분열 조짐이 일자 이참에 강성 좌파에게 염증을 느낀 노동당 내 중도 세력을 흡수한다는 전략이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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