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를 빛낸 최고의 영화는?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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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 프로그래머 7명이 선정한 ‘최고의 작품 10’

20년 동안 5000편이 넘는 영화를 선정하고 상영해온 부산국제영화제. 그중에서 영화계에 많은 반향을 일으키고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던 작품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영화제 프로그래머 7명이 19회 동안 부산국제영화제와 인연을 맺은 작품 중 흥행성과 작품성을 고려해 ‘최고의 작품 10’을 선정했다.


‘순수의 순간’ (1996년)

이란의 모센 마흐말바프 감독이 청년 시절 경찰을 습격했던 과거를 참회록 형식으로 풀어낸 영화다. 감독의 필모그래피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평가받는 ‘순수의 순간’은 제5회(2000년) 특별전을 통해 소개됐다. 마흐말바프 감독은 제8회(2003년)에서 신설된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받았다.
‘소무’ (1997년)

자장커 감독의 장편영화 데뷔작으로 제3회(1998년) 뉴 커런츠 상을 받았다. 급격한 자본주의화를 겪던 1990년대 중국에서 소매치기를 하며 살아가는 청년 소무의 일상을 그렸다. 1999년 그의 차기 영화 ‘플랫폼’이 영화제 아시아프로젝트마켓(APM)에 초청됐고 이듬해 베니스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하며 자장커 감독의 이름을 세계에 알렸다.
‘박하사탕’ (1999년)

제4회(1999년) 개막작으로 상영됐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진압군으로 투입돼 인생이 바뀐 김영호의 삶을 그린 영화는 ‘감독’ 이창동의 탄생을 알린 작품이다. ‘박하사탕’으로 국내외에서 주목 받은 이 감독은 이후 ‘오아시스’(2002년), ‘밀양’(2007년), ‘시’(2010년)로 칸과 베니스에서 상을 받았다.
‘열대병’ (2004년)

태국 영화사상 첫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해 심사위원상을 받은 작품으로 제9회(2004년)에서 상영됐다. 동성애인 통이 사라지자 그가 사라진 정글로 간 군인 켕의 여정을 담았다. 감독 아피찻뽕 위라세타쿤은 칸 영화제(2010년)에서 ‘엉클 분미’로 황금종려상을 받았고 이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됐다.

‘용서받지 못한 자’ (2005년)

무명이던 윤종빈 감독이 대학 졸업용으로 만든 첫 장편영화다. 군대 선후임으로 만난 중학교 동창의 이야기를 통해 군 생활을 사실적으로 표현했다. 제10회(2005년) 뉴 커런츠 부문에 초청된 영화는 이후 칸 영화제에도 초청됐다. 윤 감독은 이후 ‘군도: 민란의 시대’(2014년)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2011년) 등을 연출했다.


‘망종’ (2005년)

장률 감독이 두 번째 장편 ‘망종’으로 제10회 뉴 커런츠 상을 받았다. 조선족 최순희의 처절한 삶을 그린 영화는 이듬해 칸 영화제 ‘감독 주간’ 부문에 초청됐다. 제15회(2010년)에서는 ‘두만강’(2009년)으로 아시아영화진흥기구상인 ‘넷팩상’을 수상했다. 올해 장 감독의 새 영화 ‘필름영화사랑’이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됐다.
‘워낭소리’ (2008년)

2009년 1월 개봉한 뒤 국내에서 관객 293만 명을 동원해 독립다큐멘터리 영화의 대명사처럼 자리 잡았다. 제13회(2008년)에서 처음 선보인 최 노인과 소의 30년 우정 이야기에 “펑펑 울었다”는 입소문이 돌았다. 이 입소문은 개봉 뒤 높은 관객 수로 이어졌다.
‘날고 싶은 눈먼 돼지’ (2008년)

영화제의 워크숍 프로그램인 ‘아시아영화아카데미’ 출신인 에드윈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인도네시아 사회에서 차별받는 화교들의 현실을 그린 영화는 제13회 뉴 커런츠 부문에 출품됐다. 아시아프로젝트마켓(APM)에도 선정된 두 번째 장편 ‘동물원에서 온 엽서’(2012년)가 베를린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돼 인도네시아를 대표하는 감독으로 성장했다.
‘아르고’ (2012년)

배우로 널리 알려진 벤 애플렉이 세 번째로 연출한 작품이다. 정교한 연출력으로 주이란 미국대사관 직원들을 탈출시키는 긴박한 순간을 생생하게 표현했다. 앞서 토론토국제영화제에 초청돼 높은 평가를 받은 ‘아르고’는 제17회(2012년)에서도 관객들에게 많은 찬사를 받았다.
‘위플래시’ (2014년)

작년 선댄스 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상영돼 심사위원 대상과 관객상을 받은 뒤 전 세계 140여 개의 영화상을 받았다. 제19회에서 ‘오픈시네마 프로그램’으로 야외 상영됐다. 주인공인 마일스 텔러가 드럼을 연주하는 마지막 장면이 야외극장의 대형 화면에 잘 어울렸다. 국내에서 158만 명의 관객을 모았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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