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너나 잘하라’ 천정배 발언 무례”…안철수에 비판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21일 21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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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배 의원이) 신당을 만들겠다고 나선 건 호남 민심에 역행하는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21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천 의원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를 감싼 친노(친노무현) 진영을 비판한 안 의원을 두고도 쓴소리를 했다. 재신임 국면에서 승기를 잡은 문 대표가 ‘반(反)문재인’ 연대를 향해 반격에 나선 모양새다.

문 대표는 전날 천 의원이 문 대표의 야권 통합 제안에 “‘너나 잘하라’는 말이 생각난다”고 비판한 것을 “무례하다”며 정면 반박했다. 이어 “천 의원이 말하는 신당이 (신민당을 창당한) 박준영 전 전남지사가 말하는 신당하고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고 비꼬았다.

문 대표는 안 의원을 향해 “야권 인사들을 정치적으로 탄압하기 위한 목적의 수사, 기소 등이 비일비재하다”며 “안 의원이 들어온 시기가 그 뒤여서 잘 모를 수 있다”고 에둘러 폄하했다. 이어 “당내 인사들이 (내년 총선에서) ‘필패다, 80석이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건 해당 행위”라고 안 의원을 비판했다. 안 의원은 앞서 “이대로 가면 총선 100석 이하로 예상한다. 총선, 대선에서 진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천, 안 의원은 발끈했다. 천 의원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나는 나대로 길을 가니 당신도 잘하시오’라는 의미였다. 농담도 못 하느냐”고 반문했다. 천 의원 측 관계자는 “신당을 만들려는 사람에게 통합을 자꾸 말하는 거야말로 무례한 것”이라며 “문 대표 스스로 호남 민심을 모른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라고 맞받았다.

안 의원도 “(부패 관련 사안을) 당 내부 시각으로 보면 안 된다”며 “지금은 정치권 내부 시각이 아니라 국민의 눈높이로 보고 판단해야 된다고 거듭 (문 대표에게) 말씀드렸는데…”라며 답답함을 표시했다.

당내에선 문 대표가 불필요하게 감정적으로 대응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당 관계자는 “휴전 첫날부터 문 대표가 분란을 키우는 격”이라며 “문 대표가 당내에서는 안 의원에게, 밖에서는 천 의원에게 포위되는 형국”이라고 우려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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