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대가성 거래 의혹’ 농협중앙회장 핵심측근 수사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18일 15시 53분


코멘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1부(부장 임관혁)는 최원병 농협중앙회장이 자신의 핵심 측근인 손모 씨(63)가 소유하던 경북 경주시 땅을 헐값에 넘겨받은 의혹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18일 알려졌다. 검찰은 농협물류 협력업체에게서 억대 금품을 받은 혐의(변호사법 위반)로 18일 구속한 손 씨를 상대로 최 회장과의 땅 거래 배경과 대가성 여부를 조사할 계획이다.

손 씨는 2010년과 지난해 5월 두 차례에 걸쳐 경북 경주시 안강읍 중심부에 위치한 노른자위 땅을 최 회장 일가에 매각했다. 손 씨는 2010년 3월 인근에 456채 규모 아파트 신축이 진행 중이던 경주 안강읍 산대리 땅 1609㎡(약 480평)을 최 회장 부부에게 4억3805만 원에 넘겼다. 지난해 5월 이 땅과 붙어있는 769㎡(약 230평) 땅을 다시 최 회장의 차남에게 1억8700만 원을 받고 팔았다.

현지 취재 결과 이 땅들은 2차선에서 4차선으로 확장 예정인 안강중앙도로를 끼고 있고, 맞은편에 시외버스터미널과 안강여중·고교가 있는 읍내 중심지였다. 인근 부동산 중개업자 최모 씨는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5년 새 땅값이 2배 이상 올랐다. 도로가 확장되면 값이 더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최 회장 가족의 땅 앞까지 도로 확장이 완료됐다.

검찰은 손 씨가 아파트 입주와 도로 확장이 예정돼 지가 상승이 예상되던 시점에 시세의 30~50%에 불과한 값에 땅을 판매한 배경을 수사 중이다. 특히 검찰은 손 씨가 농협물류 협력업체 등의 편의를 봐주며 이권을 챙긴 대가로 거래가 이뤄진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손 씨는 구속되기 전 본보와의 통화에서 “급하게 돈이 필요해 오히려 최 회장에게 매매를 부탁했다”고 밝혔다. 손 씨는 2011년 9월 최 회장의 셋째 아들과 공동으로 농지 4241㎡(약 1300평)을 매입했지만 이 땅은 처분하지 않았다. 올 3월 최 회장이 20년 간 맡았던 안강농협 조합장 선거에 출마한 손 씨는 고향에서 최 회장 부인과 수년간 식당 동업을 하기도 했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