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9기 국수전… 깃발 꽂기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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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한승 9단 ● 박민규 4단
본선 16강 6국 6보(95∼114)

좌상에서 패는 나자마자 순식간에 끝나버렸다. 첫 팻감인 백 98을 흑이 받지 않고 패를 해소한 것. 우상 흑 귀에서 백의 팻감이 무수히 나오는 데 비해 이에 필적할 만한 흑의 팻감 공장은 눈에 띄지 않는다. 그래서 흑은 만패불청하고 좌상 패를 해소했다. 이로써 흑은 좌상을 정리하고 백은 우상을 통째로 삼켰다. 이 결말은? 흑은 두터움과 선수를, 백은 실리를 얻어 아직은 팽팽한 형세.

선수를 얻은 흑은 101, 103의 연이은 날일자 행마로 중앙에서 주도권을 잡으려고 한다. 백 104 때 보통은 참고도 흑 1로 붙이는 것이 맥. 백이 여기에 응수하면 걸려들기 때문에 좌변 백을 포기하고 백 2, 4로 중앙 흑대마를 잡으러 간다. 이건 중앙 흑 대마의 사활이 바로 승부.

그러나 흑에겐 너무 위험도가 높은 모험이다.

좌상에선 드잡이를 서슴지 않던 흑백이 중앙에선 쉽게 타협했다. 서로 모양을 갖추며 장기전에 대비한 것. 흑 109에 덜컥 잇지 않고 백 110, 112로 연타를 날린 건 왜 조한승 9단이 정상급인가를 보여준다. 흑이 그냥 이어가는 건 굴욕적. 최대한 능률적으로 흑 113에 뒀으나 뒷맛이 영 안 좋다. 그 사이 백이 114로 하변에 깃발을 꽂으며 기세를 올린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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