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전주 대표 막걸리 제조업체 원산지 허위표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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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쌀 쓴 관계자 2명 불구속 기소

전북 전주시의 대표적인 막걸리 제조업체가 수입 쌀을 재료로 쓰고도 국내산으로 허위 표시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 업체는 전주 막걸리 판매량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전주막걸리의 명성에 큰 흠집이 나게 됐다.

전주지검은 막걸리 원료의 원산지를 허위 표시한 혐의(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에 관한 법률 위반)로 전주 모 주조회사와 이모 씨(42) 등 회사 관계자 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7일 밝혔다. 이 회사는 2013년 3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값이 싼 중국산 쌀 또는 미국·호주산이 혼합된 밀가루로 막걸리를 제조하고는 ‘국내산 100%’라고 거짓 표시한 막걸리 218만 병(시가 19억5000만 원 상당)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회사는 전주시로부터 막걸리 활성화 사업 명목으로 수십억 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공장을 신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막걸리 활성화 지원 정책인 ‘전주 국선생 막프로젝트’를 진행해 온 전주시는 시의 대표 음식으로 자리 잡은 막걸리의 명성이 한순간에 무너져 내릴 수도 있다는 우려 속에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 전주시는 전주 모주 지원 사업, 막걸리 판매 업소 시설 개선 등 막걸리 활성화 사업에 43억 원을 투입했다.

전주 막걸리는 주전자 단위로 파는 독특한 판매 방식과 푸짐한 안주 덕에 전주의 독특한 관광자원으로 자리매김했다. 전주시 삼천동과 서신동 등에는 100곳이 넘는 막걸리 판매 업소가 모여들면서 막걸리 골목이 형성됐다. 삼천동 막걸리 골목에서는 축제가 열리고 젊은이들의 입맛에 맞는 막걸리를 개발하는 등 행정기관도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전주시 삼천동 K막걸리 판매 업소 주인 김모 씨(60)는 “전주 막걸리가 전국적으로 흥행하는 상황에서 이 업체가 찬물을 끼얹었다”고 말했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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