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곳곳 찾아 새마을정신 실습… 공공부문의 ‘한류’ 물결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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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대 높이 날다]새마을국제개발학과
캄보디아 새마을봉사 참여… 국제개발 전문가 꿈 키우고
자매대학 교환 프로그램 통해 미국 베트남 등에 첫 70여 명 파견

올해 2월 캄보디아 소난차이 마을에서 새마을운동 현장 실습을 마친 학생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올해 2월 캄보디아 소난차이 마을에서 새마을운동 현장 실습을 마친 학생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국제개발 전문가가 되겠다는 목표가 뚜렷해졌습니다.”

영남대 새마을국제개발학과 1학년 이진리 씨(19·여)는 지난달 캄보디아에 새마을운동 봉사를 다녀왔다. 오지마을 11곳에 이동식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하고 주민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기술 교육을 했다.

캄보디아의 전기 사정은 좋지 않다. 공공기관이 아닌 개인 사업자가 판매하는 구조인 데다 농촌은 도시에 비해 전기료가 3, 4배 비싸다. 오지마을은 전기 없이 생활하는 경우가 상당수다. 이런 환경을 개선해 학교 도서관과 보건소를 중심으로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하는 것이 이번 봉사의 1차 목표였다. 그리고 마을 주민들을 참여시켜 교육하고 마을 발전을 위한 동기를 부여하는 방안도 연구했다. 봉사에 참여한 11명은 공모전 등 학과 자체 경연대회를 통해 선발됐다.

이 씨는 “기획부터 사업 완료까지 우리의 힘으로 풀어내는 과정이 매우 유익했다. 이론 교육보다 몸에 더 와 닿았고 개발도상국의 현실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졸업 후 국제기구 등에서 활동하려면 국제개발 전문 지식을 쌓는 것 못지않게 제2 외국어 공부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했다.

학과의 배움터는 지구촌


새마을국제개발학과는 올해 출발했다. 기존 지역 및 복지행정학과를 개편했다. 1년도 안됐지만 교육부의 지방대학특성화사업에 선정돼 매년 10억 원, 5년간 50억 원을 지원받을 만큼 주목받고 있다. 이유는 ‘국제개발’ 앞에 ‘새마을’을 붙인 학과 이름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세계 빈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원 기술 지식을 이전하는 전통적 국제개발 방식이 수십 년간 막대한 자금을 들인 데 비해 효과는 크지 않다는 점을 개선해보자는 데 학과 설립의 취지가 있다.

근면 자조 협동이라는 새마을정신을 주민에게 전파해 자발적 환경개선과 소득증대 사업에 참여하도록 이끌고 여기에 국제원조를 해서 효과를 높인다는 것이다.

학생들의 해외 봉사 사업을 맡고 있는 한동근 새마을국제개발학과 교수(지구촌상생인재양성사업단장)는 “흔히 새마을운동 하면 과거 역사의 운동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개도국 입장에서 보면 선진국에서 배울 수 없는 ‘성공비결’을 찾는 열쇠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영남대에만 50여 개 나라의 공무원 170여 명이 새마을학문을 배우고 있다. 새마을운동은 이제 정책부문 공공부문의 ‘한류’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은 학과 특성에 따라 해외 연수와 봉사, 자매 대학 교환 프로그램 참여 등 다양한 교과과정을 이수하고 있다. 올해만 미국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필리핀에 70여 명이 인턴이나 파견을 떠났거나 조만간 갈 예정이다.

국제개발 전문가 양성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올해부터 새마을운동을 개도국의 바람직한 발전 모델로 연구하고 있을 만큼 이 분야는 국제개발의 유망한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매년 수 조원 규모의 국제개발 시장이 형성되는 것으로 추정한다. 실제 우리나라도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하는 나라로 구성된 OECD 개발원조위원회에 가입한 이후 예산을 계속 늘리고 있다. 따라서 다양한 국제개발기구와 단체의 취업 시장도 늘어나는 상황이다.

해외 진출 기업이 증가하면서 사회 공헌 활동과 공유가치 창출 등의 지식을 쌓은 국제개발 전문가의 수요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한국형 국제개발 모델인 새마을국제개발은 영남대가 어느 대학보다 관련 학문과 기술 경험이 풍부해 유리한 편이다.

세계에서 보람 있는 일을 하고 직업도 가질 수 있는 점은 새마을국제개발학과의 큰 장점이다. 지역 및 복지행정학과로 입학했다가 새마을국제개발학과 3학년이 된 류현민 씨(23)는 “글로벌 시대에 맞춰 개도국에 대한 공적개발원조 등을 교과과정에 접목한 부분이 마음에 든다.

국제개발 이론뿐 아니라 다양한 해외 현장 실습 과정이 포함돼 전문 지식과 넓은 안목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입학 당시에는 국제개발 분야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니지만 요즘 바뀐 학과에 많은 흥미가 생겼다. 졸업 이후 대학원에 진학해 집중적으로 공부한 뒤 국제기구에서 전문가로 활동하고 싶다”고 밝혔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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