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도 2쌍 탑승… 실종자 가족 오열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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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자도 낚싯배 전복]부산 소상공인 낚시동호회 참변

돌고래호에서 수거한 낚시 장비 전복된 돌고래호 안팎에서 수거된 아이스박스와 낚시 장비들이 추자도 해경 사무실 앞에 놓여 있다. 추자도=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돌고래호에서 수거한 낚시 장비 전복된 돌고래호 안팎에서 수거된 아이스박스와 낚시 장비들이 추자도 해경 사무실 앞에 놓여 있다. 추자도=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낚시하러 간다더니 왜 여기에 누워 있는 거야!”

6일 오후 전남 해남군 해남우리병원 장례식장에서는 낚싯배 돌고래호 전복 사고 유가족들의 오열이 이어졌다. 부축을 받으며 장례식장에 도착한 가족들은 안치실에서 신원 확인을 한 뒤 고인의 이름을 외치며 절규했다. 선장 김철수 씨(46)의 한 유족은 시신을 확인한 뒤 실신해 응급실로 옮겨지기도 했다.

이날 수습된 10구의 시신은 전남 해남군 종합병원과 우리병원, 우석병원 등 세 곳에 나뉘어 안치됐다. 사고 소식을 접한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들은 이날 오후 속속 병원을 찾았다. 유족들은 갑작스러운 사고 소식에 망연자실해했다. 이번 사고로 숨진 전기진 씨(51)의 매형 A 씨는 “어제 (오후) 3시에 날씨가 안 좋아서 낚시하기 어렵다고 통화를 했는데 그게 마지막 통화가 될 줄 몰랐다”며 “마지막 모습을 보니 온몸에 멍이 많이 들어 있어 너무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해경의 늑장 대처가 피해를 키웠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사망자 김재태 씨(51)의 형 재호 씨(61)는 “동생의 몸에 난 상처를 보니 살기 위해 얼마나 고통스럽게 버텼을지 상상이 돼 안타까웠다”며 “해경이 초동 조치를 조금만 잘했어도 힘들게 버티던 사람들을 조금 더 구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돌고래호 탑승자 중에는 형제가 2쌍이나 탑승한 것으로 확인돼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부산 경남지역 바다낚시 동호회에서 함께 활동한 심현익 씨(39)와 형 심성욱 씨(42)가 함께 추자도 낚시에 나섰다. 이들과 함께 활동한 한 동호회 회원은 “심 씨 형제가 3년 전쯤 동호회에 가입해 열심히 활동했다. 형제끼리 같은 취미를 공유해 주변에서 부러워했다”고 밝혔다. 동생 심 씨는 숨진 채 발견돼 해남 우석병원에 안치돼 있고 형 심 씨는 실종 상태다. 전남 해남군 북평면에 거주하는 김현식 씨(44)와 서울에 사는 형 김현수 씨(48)도 함께 돌고래호에 탔다가 실종됐다. 부산에서 멀리 추자도까지 낚시를 온 동호회 회원들은 대부분 조선업체 등에 철판 등을 가공해 납품하는 소규모 업체 운영자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수습대책본부 측은 이날 해남군 다목적생활체육관에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을 위한 대기 장소를 마련했다. 가족의 생사조차 확인하지 못한 실종자 가족들은 해경 측에 신속한 수색을 요구했다.

해남=권오혁 hyuk@donga.com / 부산=강성명 기자

▽사망자 명단=△김동준(60·부산) △김재태(49·〃) △심현익(39·〃) △이상준(62·〃) △진성래(50·〃) △허석환(49·〃) △김철수(46·전남 해남·돌고래호 선장) △이경용(48·전남 영암) △전장복(38·전북 군산) △전기진(51·경남 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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