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교실서 부탄가스 터뜨리고… “내가 테러” 동영상 올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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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학간 학생이 범행… 경찰, 추적 검거 “조승희처럼 기록 남기려 했다” 시인
폭발에 교실 창문-출입문 튕겨나가
해당 학급 체육수업… 인명피해 없어

서울의 한 중학교 교실에서 이 학교에서 전학 간 학생이 저지른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 용의자는 도주하면서도 범행 전후의 장면을 찍은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 이어 한 언론인터뷰를 통해 “(미국에서 총기 난사 사건을 일으킨) 조승희처럼 기록을 남기고 싶었다”고 밝혔다.

서울 양천경찰서에 따르면 1일 오후 1시 50분경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중학교 4층 3학년 교실에서 소형 부탄가스가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해당 학급의 학생들은 운동장에서 체육수업을 받고 있어서 인명피해는 없었다. 그러나 교실 창문, 출입문 등이 복도 쪽으로 튕겨 나갈 정도로 충격이 강했다. 가방과 책상에 넣어 둔 학생들의 돈 일부도 없어졌다.

범행을 저지른 이모 군(15)은 폭발 3시간 뒤 유튜브에 범행 전후를 각각 찍은 동영상 2개를 본인 이름으로 올렸다. ‘OO중 테러2’라는 이름이 붙은 47초 분량의 첫 번째 동영상에는 이 군이 텅 빈 교실 책상 사이 통로에 불을 붙인 뒤 빠져나오는 장면이 찍혀 있다.

같은 이름의 3분 44초짜리 두 번째 동영상에는 학교 담장 밖에서 촬영한 것으로 “엄청나게 큰 폭발음과 함께 학생들이 창문 밖을 내다보고 있다” 등 현장을 중계하는 듯한 목소리도 담겨 있다. 영상 속에서 이 군은 “이럴 줄 알았으면 부탄가스를 하나 더 가져올 걸 그랬다”, “제가 테러한 곳은 3학년 7반” 등 본인의 범행임을 알리는 듯한 말을 하기도 했다.

이 군은 양천구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했으며 이 학교에 다니다 2학년이 되기 직전인 지난해 2월 다른 지역 중학교로 전학 갔다. 이어 올해 또 대안학교로 학교를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군과 같은 초등학교를 졸업했다는 이모 군(14)은 “매주 축구도 같이하고 전교 임원 선거에도 나올 정도로 활발했는데 중학교 들어가서는 뭐든 혼자 하는 걸 좋아했다”고 말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는 이 군이 범행 직후 친구들과 주고받은 대화 내용이 떠돌기도 했다. 해당 대화에 따르면 이 군은 “전학 가고 거기서 스트레스 엄청 받아서 망상증, 우울증이 생겨 테러 시도를 했다가 실패하고 쫓겨나서 대신 OO에서 한 거”라고 썼다. 이 군은 교사에게 자신이 범행했다고 털어놓은 뒤 잠적했지만 경찰은 이날 오후 10시 반경 서울 송파구 한 공원에서 현주건조물 방화 혐의로 이 군을 체포해 정확한 범행 동기를 조사하고 있다. 이 군은 범행을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홍구 windup@donga.com·김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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