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시선]‘면세점 선정’ 한국관광 재정비 기회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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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록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정영록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최근 서울시내 신규 면세점 입찰이 화제다. 정부가 15년 만에 신규 면세점 개설을 허용키로 한 배경은 단연 중국인 관광객(遊客·유커)의 급증세이다. 중국은 지난해 1인당 소득이 7500달러를 넘어섰고 2억5000만 명이 거주하는 55개 대도시의 1인당 소득은 1만 달러를, 쑤저우, 선전 등지는 2만 달러를 넘어섰다. 이를 배경으로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 수도 지난 몇 년간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이러한 측면에서 이번 서울시내 신규 면세점 선정이 한국 관광의 형태와 질을 재정비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필자는 7년 전 국가브랜드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중국인 관광객 유치의 중요성을 인식해 우리나라 국토에 중국향 테마를 갖춘 몇 개의 관광벨트를 만들 것을 건의한 바 있다. 중국 각지 주요 관광지들은 나름대로의 테마를 갖추고 뮤지컬도 공연하는 등 관광객의 관심을 끌 만한 테마를 매우 중요시한다. 이번 면세점 입찰에서도 입지와 테마의 연계성이 필요하다고 본다. 단순히 면세점만 위치하는 입지보다는 관광, 문화 등이 결합되는 소위 퓨전 지역에 면세점이 들어설 때 시너지 효과는 극대화될 것이다.

중국인 관광객 가운데 지갑을 쉽게 여는 계층은 30, 40대의 자유여행객들이며 이들이 재방문을 선호하는 지역이 놀거리, 볼거리, 살거리가 모여 있는 곳이라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둘째, 면세점의 활성화는 국내 경제 활성화에 기여해야 한다. 중국인 관광객의 급증과 관련해 단순히 세계 명품에 집중하기보다는 테마가 있는 우리 국산 제품을 파는 데에도 정력을 쏟는 면세점을 지향해야 한다. 그래야만 국산과 중소·중견업체 제품의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다. 이를 통해 지역사회와 주변 상권이 모두 함께 윤택해져야 진정으로 국내 경제에 파급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고품격을 추구해야 한다. 고품격을 추구하는 것은 쉽지 않은 과제이다. 이를 위해서는 수요자 중심의 면세점 문화를 정립하고 지향해야 한다. 일부에서는 중국인 관광객의 한국 면세점에 대한 만족도가 그리 높지 않다는 여론이 있다. 이번 결정이 새로운 면세점 문화를 확립할 뿐만 아니라 무한한 구매력을 지닌 중국인 관광객들을 편하고도 품격 있게 반복적으로 맞이하게 되는 모델이 구축되기를 기대한다.

정영록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면세점#한국관광#재정비#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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