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기숙사서 동급생 나흘간 집단폭행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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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수건으로 입막고 테이프로 온몸 감아 무릎 꿇리고…
피해학생 온몸 시퍼렇게 멍들어… 경북 경산경찰, 가해 5명 수사 착수

경북의 한 대학 기숙사에서 1학년 학생이 동급생 5명으로부터 집단폭행을 당했다는 고소장이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2일 경북 경산경찰서와 A대학에 따르면 이 대학 1학년 김모 씨(20)의 아버지는 “14일 오후 7시경 아들이 기숙사에 머물 때 동급생 황모 씨(20) 등 5명에게 주먹으로 수십 차례 맞았다”며 18일 거주지인 경남 거제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김 씨와 가해 학생들은 각각 다른 과에 재학 중이다.

김 씨와 그의 아버지는 경찰 조사에서 “집단폭행은 17일까지 이어졌고 물 적신 수건으로 입을 막거나 머리부터 발끝까지 테이프로 감은 뒤 무릎을 꿇리기도 했다”고 진술했다. 김 씨는 주먹뿐 아니라 옷걸이 등으로도 수차례 맞았고 가해 학생들이 자신을 화장실도 못 가게 했다고 주장했다. 또 황 씨 등이 자신의 체크카드를 빼앗았다고 밝혔다.

김 씨는 18일 집에 돌아가 가족에게 피해 사실을 말했고 경찰 조사 직후 병원에 입원했다. 특히 김 씨의 팔과 다리 허리 엉덩이 등 온 몸이 시퍼렇게 멍이 든 사진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퍼지면서 누리꾼들의 비난이 일고 있다.

대학 측은 피해 부모의 항의를 받고 뒤늦게 진상 파악에 나섰다. 대학 관계자는 “지도교수가 가해 학생들을 상대로 폭행 사건을 조사했더니 김 씨가 거짓말을 했다거나 치킨 값을 갚지 않았다고 둘러댔다고 한다. 캠퍼스 안에서 발생한 일인 만큼 자세한 경위를 따로 조사해 학교가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 지겠다”고 말했다.

경산경찰서는 22일 오후 거제경찰서에서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 명단과 고소 내용을 넘겨받고 조사를 시작했다. 이르면 23일부터 황 씨 등을 임의 동행해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고소인 진술만 받은 상태라 피고소인 조사를 해봐야 정확한 사실을 파악할 수 있다. 수업 이후 기숙사에 며칠 동안 가뒀다는 주장 등은 추가 수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산=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대학#기숙사#폭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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