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기능성 원단으로 세계시장 주도… 30명이 210억 매출 올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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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대구 딘텍스코리아

머리 맞대고 기술 회의 12일 딘텍스코리아 디자인연구소에서 직원들이 원단 기능 향상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이 회사는 등산복 소재 판매량 증가로 수익이 오르고 있다.
머리 맞대고 기술 회의 12일 딘텍스코리아 디자인연구소에서 직원들이 원단 기능 향상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이 회사는 등산복 소재 판매량 증가로 수익이 오르고 있다.
“최고 수준의 제품을 만들면 세계적 기업 아닐까요.”

대구 달서구 월암동에 있는 기능성 섬유원단 전문기업인 ㈜딘텍스코리아에서 해외 영업을 담당하는 이상헌 씨(34)는 “중국이나 유럽 출장 때 우리가 납품한 원단으로 제작한 유명 브랜드 의류를 보면 자부심을 느낀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회사는 최근 사무실과 공장을 확장했다. 원단 주문과 디자인 개발 요구가 잇따르는 데다 섬유 소재 개발이 늘고 있어서다. 딘텍스코리아의 신제품은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3년 전에 첫 작품으로 내놓은 ‘킵 히트’는 체온으로 옷의 온도를 높이는 기능성 섬유다. 발열제를 섬유 표면에 입히는 기존 방식이 아닌 특수소재 실로 원단을 짜서 품질을 높였다.

매장에 배치한 발열테스트 장치로 고객이 온도 유지 상황을 확인하면서 제품의 신뢰를 얻었다. 지난해 러시아 소치 겨울올림픽 때 독일 국가대표팀 운동복을 제작한 아디다스에 킵 히트를 독점 공급하면서 이름을 널리 알렸다. 일본 이탈리아 독일 중국 오스트리아 등 40여 개 브랜드에 판매하고 있다.

면(綿)으로 만든 불에 타지 않는 섬유 제품도 개발했다. 친환경적이고 재활용도 가능하다. 자동차 엔진 소음 방지 제품이나 방화벽 내장재로 활용된다. 땀이 나도 몸에 달라붙지 않는 원단이나 시원함이 오래가는 제품도 개발해 유명 의류 업체에 납품하고 있다.

첨단 디지털 섬유염색 장비 딘텍스코리아가 최근 이탈리아에서 수입한 디지털 섬유염색(DTP) 장비. 물을 거의 사용하지 않고 원단 디자인의 표현력과 생산력을 향상시킨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첨단 디지털 섬유염색 장비 딘텍스코리아가 최근 이탈리아에서 수입한 디지털 섬유염색(DTP) 장비. 물을 거의 사용하지 않고 원단 디자인의 표현력과 생산력을 향상시킨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최근 빛을 반사하는 실로 만든 소재도 개발 중이다. 소방복이나 야간 작업복 등에 쓰면 사고 예방 효과가 있다.

2003년 설립된 이 회사는 원사(실)를 주로 생산하다가 2011년부터 기능성 원단 쪽으로 사업을 강화했다. 세계 섬유시장이 급변해 기존 제품만 고집하면 뒤처진다는 위기감에서다. 원사 기술력은 곧 회사 경쟁력이 됐다. 최근까지 10여 개의 원단 브랜드를 선보이며 기능성 원단 분야에서 선두권에 올랐다.

무역을 담당하는 김현 씨(36·여)는 “다양한 실로 짠 소재들이 계속 개발되면서 회사를 찾는 국내외 바이어들이 늘고 있다.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해 일이 즐겁다”고 말했다.

최근 디지털섬유염색(DTP) 시스템 도입은 회사를 한 단계 도약시켰다. 이 시스템은 염료를 사용해 물을 들이는 전통 방식이 아닌 초고속 잉크 장치에 다양한 무늬를 찍은 종이를 원단에 입혀서 염색하는 신기술이다. 컴퓨터에 디자인을 입력하면 곧바로 실행된다. 일본 이탈리아에서 첨단 장비를 수입하고 관련 기술을 개발하는 등 국내 DTP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 박근수 공장장(51)은 “공장 내부는 염색 품질을 위해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는 설비도 갖췄다. 디자인 표현이 세밀하고 풍성해지면서 제품 경쟁력이 크게 향상됐다”고 말했다.

원단 개발 속도는 빨라졌다. 자외선 차단 기능을 갖춘 섬유 등 4, 5개를 동시에 개발 중이다. 개발 분야를 넓혀 신발 및 가방용 원단과 디자인도 제작하고 있다. 이르면 내년 초부터 운동화와 백팩(등에 메는 가방) 원단을 생산할 계획이다.

DTP 시스템 덕분에 대량생산 체제도 갖췄다. 현재 직원 30여 명이 매출 210여억 원을 올리고 있으며 2019년까지 매출이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기능성 원단#세계시장#딘텍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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