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F1 코리아그랑프리’ 중단됐지만 질주는 계속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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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마다 모터스포츠 마니아 북적… 국내외 대회 등 연중 90%이상 가동
전남도, 튜닝기업 육성 등 집중투자… 복합 모터스포츠산업 메카로 키워

7일 전남 영암군 삼호읍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KIC)에서 ‘KIC컵 투어링카 레이스’ 2라운드에 참가한 자동차들이 상설 트랙을 질주하고 있다. KIC사업소 제공
7일 전남 영암군 삼호읍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KIC)에서 ‘KIC컵 투어링카 레이스’ 2라운드에 참가한 자동차들이 상설 트랙을 질주하고 있다. KIC사업소 제공
7일 전남 영암군 삼호읍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KIC). 메르스 사태에도 불구하고 300여 명이 서킷을 찾았다. 상설 트랙에서는 5개 종목 자동차 225대가 3km 트랙을 돌며 스피드 경쟁을 벌이는 ‘KIC컵 투어링카 레이스’ 2라운드가 열렸다. 관람객들은 형형색색의 자동차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달리자 환호성을 질렀다. 가장 흥미를 끈 레이스는 ‘팀 배틀’. 지역의 이름을 내건 자동차 4대가 한 팀이 돼 펼치는 일종의 ‘지역 대항 레이스’다. 7개 팀 28대가 참가한 이번 라운드에서는 부산팀이 1위를 차지했다.

김대준 KIC사업소장은 “서킷을 달려보고 싶어하는 아마추어 레이서들이 많아 올해 처음 투어링카 레이스를 신설했다”며 “올해 안에 온라인게임 업체와 온·오프라인에서 동시에 레이싱을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 주말마다 붐비는 F1 경주장


포뮬러원(F1) 코리아그랑프리는 중단됐지만 F1 경주장의 질주는 계속되고 있다. F1대회는 2010년부터 4년간 열리다 운영 적자가 쌓이면서 지난해부터 중단됐다. 경주장은 애물단지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지만 국내외 각종 자동차대회가 열리고 튜닝산업 지원시스템이 구축되면서 복합 모터스포츠산업 메카로 도약하고 있다.

경주장은 주말이면 모터스포츠 마니아들로 북적인다. KIC사업소에 따르면 경주장은 지난해 연간 활용 일수가 266일로, 14만3000여 명이 경주를 관람했다. 32억 원의 수입을 올려 5억2000만 원의 운영 흑자를 기록했다. 지역 내 직접 소비지출 효과도 127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는 경주장 연간 활용 일수를 280일, 수입은 35억 원으로 늘려 잡았다. 경주장은 국내외 대회 30회, 기업 및 동호회 임대 80일, 자동차 테스트 및 스포츠 행사 등에 활용된다. 동절기와 장마철, 서킷 보수 기간을 제외하면 연중 90% 이상 가동되는 셈이다. 국제규격의 카트장과 오토캠핑장, 천연잔디 야구장, 홍보관 등이 조성돼 가족 단위 나들이 장소로 각광을 받고 있다. 올 하반기에는 비포장도로를 달리는 ‘버기 카트장’이 개장한다.

오재선 전남도 F1대회지원담당관은 “교통안전교육센터를 유치하고 자동차박물관을 건립하는 등 서킷을 활성화시켜 수익을 높이고 주민과 함께하는 레저문화공간으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 모터스포츠산업 가속도

모터스포츠산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전남도는 국내 유일의 국제공인 1등급 경주장인 KIC를 활용해 고성능 자동차부품을 개발하고 튜닝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117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차 부품 고급 브랜드화 연구개발 사업’과 ‘튜닝산업 지원시스템 구축사업’을 통해 ‘자동차 튜닝밸리’를 조성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튜닝밸리에는 고성능 자동차 핵심기술연구센터, 시험·평가용 장비 구축 등 자동차부품산업 육성에 필요한 인프라가 들어서고 이를 기반으로 2020년까지 고성능 차 부품 및 튜닝업체 100여 개를 유치할 계획이다.

전남도는 지난달 11일 독일에서 국내 차 부품 3개사와 독일 네덜란드 튜닝기업 4개사가 360억 원을 투자한 합작법인 설립 협약을 체결했다. 국내 부품사는 선진 기술로 튜닝부품 생산공장을 설립해 고부가 부품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지난해 10월 착공한 ‘고성능 자동차 핵심기술 연구개발센터’는 내년 말 완공될 예정이다. 이곳은 자동차부품 관련 전국 관리센터 역할을 하게 된다. 극한성능 평가기반 인프라가 구축되면 해외에서 테스트를 하던 국내 기업들이 이곳에서 성능 시험 및 평가를 할 수 있어 연간 500억 원 이상의 비용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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