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석유 생산량 유지”… 국내 정유업계 화색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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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유가 상태 당분간 이어질 듯… 정유사, 정제마진 상승 기대감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5일(현지 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석유장관 정례회의에서 석유 생산량을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하면서 당분간 저유가 상태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결정으로 국내 정유사들의 정제마진이 개선돼 실적 회복세가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7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회의 결과에 따라 OPEC 국가들의 생산량은 하루 3000만 배럴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OPEC 회의는 1년에 두 번 열린다. 지난해 11월 열린 회의에서는 미국 셰일가스·오일 열풍으로 국제유가가 하락하는 상황에서 산유국 감산이 아닌 생산량 동결을 결정하면서 두바이유 가격이 지난해 4분기 10월 1일 배럴당 93.50달러에서 12월 31일 52.89달러로 떨어지기도 했다.

이번 결정으로 국제 원유 가격은 당분간 배럴당 53∼63달러 수준에서 안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정유사 입장에서 원유를 배에 싣고 국내에 들여오는 45일 동안 국제유가가 단기간에 대폭 하락하면 재고 손실이 발생하지만, 유가가 낮더라도 일정하게 유지되면 정제마진이 상승하는 효과가 발생한다.

이에 따라 정제마진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원유 생산량이 넘쳐나면서 원유 시장이 구매자가 우위를 보이는 시장으로 바뀌었고, 생산량이 기존처럼 유지되면서 중동 산유국들이 원유 판매가격(OSP)을 인하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앞서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는 1월 아시아 시장에 판매하는 원유 OSP를 인하한 바 있다. 정제마진은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각종 생산비용을 뺀 이익분을 의미한다. 아시아 지역 내 정제마진 평균을 의미하는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1분기(1∼3월) 배럴당 8.5달러로 2013년 1분기(배럴당 8.7달러) 이후로 최대치를 기록한 상황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내리면서 석유제품 가격이 내리면 신흥국을 중심으로 석유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수 있다”며 “이는 다시 제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정제마진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향후 이란 경제제재가 풀려 국제시장에 나오는 원유량이 증가하면 국제유가가 하락하면서 정제마진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국내 정유사들은 통상 수입한 원유의 5% 내외를 정제설비 운전에 사용하는 만큼 연료비 절감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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