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주민들, 한국 관광객 근처에도 안 가…심각한 상황”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4일 10시 31분


코멘트
“한국 여행객이 단체로 몰려다니면 그 근처로 아예 가지도 않는다. 심각한 상황이다.”
홍콩의 한인 매체 ‘위클리 홍콩’의 권윤희 대표가 전한 현지 분위기다.

권 대표는 4일 CBS 라디오와 전화 인터뷰에서 “이미 많은 홍콩인들이 한국 여행을 포기했으며 한국인의 홍콩 방문도 반기지 않는다”며 이 같이 말했다.

지난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공포’를 겪은 홍콩 시민들은 특히 메르스 병원 공개 불가를 고집하는 한국 정부의 태도를 이해하지 못 하고 있다고 그는 전했다

권 대표는 “홍콩은 (사스가 발생했을 때) 어느 지역에서 발생을 했는지, 아파트 이름과 동까지 다 밝혔다. 그리고 어느 병원에서 지금 치료를 받고 있고 어느 빌딩에서, 어느 회사에서 발생을 했는지 정확하게 다 알려줘서 시민들이 각자 스스로 알아서 조심을 하게끔 서로 투명하게 밝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콩 시민들은 한국 정부가 이 같은 정보를 공개하지 않아 서로를 믿지 못하는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며 “특히 잠복기에 있었던 한국인이 홍콩을 경유한 것에 당황해 하고 있고 조치를 취하지 않은 한국 정부도 이해하지 못한다는 말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한국 정부의 미흡한 대처 탓에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크게 나빠졌다고 지적했다.
“지난번에 세월호 사태 이후로 이미지가 많이 안 좋아지기는 했는데 이번에 또 메르스에 대한 대응책이 세월호와 비슷한 상황이 되어가고 있으니까 점점 우리나라의 환자들이 넘쳐나고 전국적으로 퍼져서 걷잡을 수 없는 사태가 발생하지 않을까 하는 염려를 한다”며 “그래서 우리나라 국민이나 또 우리나라 정부 자체를 못 믿겠다는 반응”이라고 현지 여론을 전했다.

이와 관련해 홍콩 당국은 홍콩을 경유해 중국으로 출장을 간 한국인 K씨가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후 한국 정부에 K씨를 치료한 의료시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달라고 수차례 요청했지만 답을 얻지 못했다며 강한 불만을 표출하면서 한국에서 입국하는 모든 여행객을 상대로 메르스 관리를 강화했다고 밝혔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