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하나면… 60대 양봉농가도 홈피 척척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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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서비스 한달만에 모바일 홈페이지 15만9000개 열어

네이버의 모바일 홈페이지 제작 지원 서비스 ‘모두’를 통해 한 달 만에 15만9000개의 홈페이지가 열렸다. 4대째 전통매듭 기능을 잇고 있는 박진영 씨가 손수 만든 모바일 홈페이지를 살펴보고 있다. 네이버 제공
네이버의 모바일 홈페이지 제작 지원 서비스 ‘모두’를 통해 한 달 만에 15만9000개의 홈페이지가 열렸다. 4대째 전통매듭 기능을 잇고 있는 박진영 씨가 손수 만든 모바일 홈페이지를 살펴보고 있다. 네이버 제공
“가족이 먹는 꿀을 생산하는 양봉 농가입니다.”

충북 옥천군 옥천읍 로얄양봉원의 모바일 홈페이지(royalhoney.modoo.at) 메인 화면에는 투박한 카피 아래에 꿀벌들이 모여 있는 사진이 올라와 있다. 화면을 넘기면 간단한 약도와 양봉원 곳곳의 사진, 각종 벌꿀과 로열젤리 상품 설명이 나온다. 30년째 옥천에서 벌을 치고 있는 서덕원 대표(62)가 처음으로 손수 만든 모바일 홈페이지다.

서 대표는 양봉원을 알리고 싶은 마음에 정부에서 시행하는 전자농업인 교육과 옥천군의정보화교실 등 컴퓨터 교육에 열심히 참여해왔다. 하지만 정작 많은 사람이 쓰는 스마트폰 모바일 홈페이지는 ‘감히’ 만들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달 인터넷을 검색하던 중 네이버에서 홈페이지 제작을 지원해준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서 대표는 “네이버 ‘모두’에서 알려주는 대로 하니 며칠 만에 혼자 홈페이지를 만들 수 있었다”며 “앞으로 대형 쇼핑몰이 아닌 저희 같은 개인 농업인들의 모바일 홈페이지도 사람들이 많이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네이버가 지난달 출시한 모바일 홈페이지 제작 서비스 ‘모두(Modoo)’가 한 달 만에 15만9000개의 홈페이지를 열었다. ‘모바일(Mobile)’과 ‘하다(Do)’를 합친 이름의 모두 서비스는 누구나 쉽게 설명을 따라서 홈페이지를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비스다. 제작된 홈페이지는 네이버 검색과 지도에도 올라간다.

네이버에 따르면 새로 열린 사이트의 99%가 분식집이나 빵집, 열쇠가게, 주산학원, 세탁소 등 중소상공인과 개인사업자들이다. 그간 인터넷을 통한 사업 홍보가 어려웠던 이들이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4대째 전통 매듭 기능을 전수해 이어가고 있는 심영미 씨(70·여)와 며느리 박진영 씨(42)도 지난달 중순 매듭공방(동림매듭공방·maedeup.modoo.at)의 모바일 홈페이지를 열었다. 이전 홈페이지는 150만 원가량을 주고 전문 업체에 의뢰해 만들었다. 그러나 게시판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스팸성 글이 쌓여갔다. PC용으로 만들다 보니 스마트폰에서는 화면이 잘 보이지 않았다. 박 씨는 “공방 자치회에서 얘기를 듣고 만들었다”며 “벌써 스마트폰으로 검색해보고 전화를 하는 분들이 있어서 앞으로 예약과 결제 기능도 넣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2012년 이미 네이버의 모바일 검색 건수가 PC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나는 등 모바일 전자상거래 및 검색 비중은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중소기업연구원 조사 결과 지난해 4월 기준 전자상거래를 도입하지 못하고 있는 국내 중소기업 비중은 78%에 이른다. 그 이유로는 △온라인 전문 인력 부족(43.5%) △홍보 및 판촉의 어려움(33.3%) △제품의 가격경쟁력 확보 어려움(27.8%) 등이 꼽혔다.

김상헌 네이버 대표는 “모바일로 정보를 찾는 사용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중소기업과 개인 소상공인들이 직접 모바일 플랫폼을 갖추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더 많은 중소상공인과 개인 사업자들이 모바일 홈페이지를 구축해 온라인 비즈니스를 활성화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가족#양봉#농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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