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이여 안녕”… 유통업체들 나만의 간편결제 도입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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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기술, R테크 시대로]<3·끝>진화하는 결제시스템

퇴근길에 골프웨어를 사러 백화점을 찾은 직장인 A 씨. 마음에 드는 물건을 고른 그는 지갑에서 신용카드를 꺼내는 대신 스마트폰을 꺼내 점원에게 건넨다. 점원은 “멤버십 포인트를 5000원어치 사용할 수 있고 고객님 앞으로 골프 용품을 싸게 사는 모바일 할인쿠폰이 발행됐습니다”라고 친절하게 알려준다. A 씨는 점원에게 “멤버십 포인트와 쿠폰을 모두 사용하겠다”고 말한다. 이런 서비스는 신용카드와 상품권 정보는 물론이고 멤버십 포인트까지 한번에 관리해 주는 ‘똑똑한 결제’ 덕분에 가능한 것이다.

이처럼 편리한 결제 서비스가 올해 안에 유명 백화점과 편의점에서 구현된다. 일부 업체는 관련 서비스를 이미 시행 중이다. 스마트 결제는 유통(Retail)과 기술(Technology)을 결합한 ‘R테크’의 발달을 사람들이 가장 쉽게 체감할 수 있게 해주는 수단이다. 유통업계의 양강인 롯데와 신세계는 현재 자체적인 모바일 결제 시스템인 L페이와 SSG페이를 각각 개발 중이다. 이들은 고객이 신용카드와 상품권, 현금, 쿠폰 관련 정보를 모두 스마트폰에 넣고 모든 유통 계열사에서 손쉽게 결제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동시에 계열사별 멤버십 포인트를 한곳에 모아 고객이 쉽게 쓸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다시 말해 고객은 신세계 SSG페이만으로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 SSG닷컴 모두에서 물건을 살 수 있으며, 이때 발생하는 멤버십 포인트는 모두 스마트폰 앱 한곳에 쌓인다.

이런 스마트 결제 시스템은 고객은 물론이고 기업에도 여러 가지 이점을 제공한다. 우선 결제가 쉬워지면 매출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또 결제 정보를 분석하면 고객별 맞춤형 쿠폰 발행 등의 마케팅 전략을 세울 수 있다. 신세계는 이달 중으로 카드사와의 협약을 마무리 짓고 SSG페이 서비스의 세부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롯데는 올해 중으로 L페이 서비스를 개시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편의점들도 새 기술을 도입해 결제를 간편하게 만드는 데 적극적이다. 씨유(CU)와 GS25, 세븐일레븐 등 주요 편의점은 현재 모두가 휴대전화를 결제 시스템에 활용하고 있다. GS25와 세븐일레븐은 스마트폰 앱을 통해 충전식 선불카드를 이용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세븐일레븐은 조만간 선불카드 기능을 가진 스마트 손목시계도 내놓을 예정이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쓰는 전자결제 시스템인 알리페이를 사용할 수 있는 편의점도 늘고 있다. GS25의 전 점포에서는 지난달부터 알리페이 사용이 가능해졌다. 온라인 쇼핑몰들도 결제 방식을 바꾸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이 ‘한국은 전자결제가 너무 복잡해 중국인들이 천송이 코트를 사고 싶어도 못 산다’는 언급을 한 이후 더 빨라졌다.

G마켓과 옥션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는 지난해 4월 ‘스마일페이’라는 결제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전에 G마켓이나 옥션을 이용하는 고객은 결제를 할 때마다 카드번호와 사용자 비밀번호, CVC번호(카드 뒷면에 새겨진 유효성 확인 코드) 등을 입력해야 했다. 반면 스마일페이의 경우 고객이 카드 정보와 계좌 정보를 처음 한 번만 입력해 놓으면 이후에는 휴대전화로 받는 인증번호나 비밀번호만 입력해도 결제가 가능하다. 롯데홈쇼핑은 스마트폰으로 홈쇼핑 방송을 보면서 결제까지 한 번에 할 수 있는 앱을 만들어 보급하고 있다.

한우신 hanwshin@donga.com·염희진·최고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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