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은]택시 리스제도 도입 철회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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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자 ‘택시산업 발전’에 대한 반론

임승운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정책본부장
임승운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정책본부장
서울시는 오래전부터 사회적 택시범죄에 악용돼 온 불법 지입제·도급제인 이른바 ‘리스운전 자격제도’를 적극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서울택시 노사가 ‘리스운전 자격제’(일명 사내개인택시) 도입에 합의서를 내면 적극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참으로 어처구니없고 억장이 무너지는 발상이다. 이는 현재 사회적 흉악범죄에 악용되고 노동환경을 악화시켜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되는 불법 지입·도급택시를 합법화해 시민의 안전과 생명을 사지로 내몰겠다는 발상일 뿐이다.

‘리스제’는 현행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제12조의 명의이용금지, 동법 제21조 및 제26조의 택시운송수입금 전액관리제, 그리고 택시발전법 제12조 ②항의 도급택시 금지를 위반할 뿐만 아니라 2016년 10월부터 시행할 택시발전법의 운송경비운전자부담금지 조항을 무력화시키는 행위이다. 도대체 서울시가 위법성, 시민의 안전과 택시산업에 끼칠 악영향 등을 제대로 검토한 것인지, 아니면 사업자들의 일방적 요구에 부화뇌동하고 있는 건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서울시에 따르면 리스제 도입은 노동자에게 개인택시 사업자가 되는 꿈을 실현시켜 주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노동자가 리스비와 운영비를 부담하고 생활비까지 충당하려면 사납금제 택시보다 더욱 중노동에 내몰릴 수밖에 없다. 서울시가 말하는 개인택시 운전자라는 꿈을 실현시켜 주려면 현재 추진 중인 택시 감차의 10%를 추가 감차해 이를 개인택시 발급분으로 전환하는 선순환식 감차 방식을 추진하면 될 일이다. 열악한 근로환경으로 노동자가 이탈해 가동률이 낮아졌는데 어떻게 근로환경을 더욱 열악한 지경으로 내모는 도급택시를 도입하겠다는 말인가?

서울시가 현미경 관리를 하건, 시 예산을 투입하건 도급택시가 도로의 흉기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이고 리스비와 운영비용 부담에 시달려 택시를 이탈하는 노동자들은 더욱 증가할 것이 자명하다. 서울시는 시민 안전과 생명을 위협하고 택시 발전을 무력화시키는 리스제 도입을 즉각 철회하고 ‘건강한 택시’ ‘시민의 택시’로 거듭나기 위한 노동자들의 노력과 기대를 외면하지 말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특히 과거 소중한 목숨을 불태우며 택시제도 개혁을 외친 한 택시노동자의 죽음을 헛되게 하지 말 것을 강력히 요구하는 바이다.

임승운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정책본부장
#택시 리스제도#철회#중노동#도급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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