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기 위기 이겨낸 봉중근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4월 9일 05시 45분


LG 봉중근.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LG 봉중근.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한화전 9회 1사 만루 상황 딛고 ‘시즌 2S’

LG-한화전이 열린 8일 대전구장. LG가 8회 정성훈의 좌월2점홈런으로 승부를 3-2로 뒤집은 뒤 9회말 1사 후 잘 던지던 셋업맨 이동현이 마무리 봉중근(사진)으로 교체됐다. 양 팀 팬들은 고래고래 ‘봉중근’을 연호했다. LG 팬들은 깊은 침체에 빠진 그를 응원하기 위해서였고, 한화 팬들은 전날(7일) 경기 11회 극적인 끝내기 승리를 기억해서였다.

봉중근은 이처럼 전날의 아픈 기억을 안고 다시 마운드에 섰다. 3-3으로 맞선 11회말 팀의 6번째 투수로 등판했지만 1사 만루 위기에서 나이저 모건에게 끝내기안타를 맞고 패전의 멍에를 썼던 것. 7일까지 4경기에서 2패·1세이브에 방어율 32.40이라는 말도 안 되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첫 등판이었던 지난달 29일 광주 KIA전부터 끝내기 2점홈런을 허용했다. 구위가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 속에 마무리 교체설까지 대두되기 시작했다. 그래도 LG 양상문 감독은 8일 경기 전 “마무리 교체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봉중근에게 다시 한 번 신뢰를 보냈다.

감독의 믿음 속에 1점차 살얼음 리드를 지키기 위해 마운드에 올랐지만, 봉중근은 여전히 제 공을 던지지 못했다. 첫 타자 주현상에게 볼넷, 모건에게 우전안타, 1할대 타율의 정범모에게 다시 볼넷을 내주며 1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전날의 악몽이 떠오르기에 충분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행운의 여신은 봉중근을 외면하지 않았다. 9번타자 권용관의 잘 맞은 타구가 3루수 윤진호의 글러브로 빨려 들어갔다. 윤진호는 곧장 3루를 밟아 병살로 경기를 끝냈다. 경기 후 봉중근은 “덕아웃에서 나만 바라보고 있는 걸 느꼈을 때 마무리로서 책임감을 느꼈다. 아직까지 감을 못 잡고 있지만 스스로 이겨내겠다. 믿어주신 감독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봉중근의 목소리는 크게 떨리고 있었다.

대전|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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