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 뜯지 않고 김치 숙성상태 판별… 농부대신 김매는 ‘제초로봇’도 개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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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부 “지능형 포장등 첨단 R&D로 미래성장동력 발굴”

농사용 제초로봇.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농사용 제초로봇.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이동필 장관
이동필 장관
삼성그룹 계열의 급식업체인 삼성웰스토리는 협력업체에서 납품받는 김치의 포장재에 ‘스마트 표시장치’를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장치는 포장재 안의 김치가 너무 익어버리면 색이 달라진다. 포장을 뜯지 않고도 제품 품질을 판단하게 해주는 것이다.

스마트 표시장치는 ‘지능형 포장기술’의 대표적 사례로 이승주 동국대 교수(식품생명공학과)가 이끄는 지능형포장연구센터에서 개발했다. 지능형 포장은 정보기술(IT)과 생명공학기술(BT), 나노기술(NT) 등 첨단기술이 합친 차세대 융복합 기술이다. 올해 전 세계의 지능형 포장 시장 규모는 66억 달러(약 7조194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 교수는 “1인 가구 급증과 인구 노령화 등으로 포장식품 수요가 늘고 식품 안전에 신경을 쓰는 소비자가 증가하면서 지능형 포장 기술이 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능형 포장을 비롯한 농식품 분야의 다양한 연구개발(R&D) 노력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10년부터 지능형포장연구센터를 비롯해 채소육종연구센터, 식품안전성·독성연구센터, 농업생산무인자동화연구센터, 천연물식의약소재개발연구센터 등 5개 연구센터를 지원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이들 연구센터에 10년 동안 매년 10억 원씩을 지원하는 이른바 ‘10-10’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농업생산무인자동화연구센터가 개발 중인 농업용 로봇도 농업계는 물론이고 일반 대중들로부터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농업용 로봇은 인구 고령화로 인한 농촌의 일손 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것으로, 김매기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한 ‘벼농사용 제초로봇’은 이미 개발이 완료된 상태다. 위성항법기술을 적용해 로봇이 모를 밟지 않고 스스로 움직이면서 잡초를 제거할 수 있게 했다.

농식품부는 머지않은 미래에 농업 현장에서 사람과 함께 일하는 로봇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농식품부가 이처럼 농식품 분야의 R&D 지원에 나선 것은 농업 현장에 첨단기술을 적용함으로써 우리나라 농업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것이다. 여기에다 농업 R&D 기반과 전문연구 인력이 아직은 선진국에 비해 많이 부족하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지금도 국책연구기관과 공공기관 등에서 연구를 수행하는 인력 중 농업 관련 인력의 비중은 전체의 2.5%에 그친다. 공학(68.1%)이나 이학(12.5%)보다 훨씬 적은 수준이다.

농식품부의 지원사업 성과는 최근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5개 연구센터는 2010년부터 2014년까지 농업 연구 분야의 석박사급 인력을 총 260명가량 배출했다. 이들 중 120여 명은 종자나 식품 관련 기업이나 연구기관 등에 취업해 농식품 전문 연구 인력으로 활약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올해 축산물안전관리연구센터를 추가 선정하는 등 2018년까지 모두 15곳의 연구센터를 운영할 계획이다. 이동필 농식품부 장관은 “첨단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야말로 농식품 분야의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길”이라며 “유망 기술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전문 인력도 함께 육성하는 새로운 산학 협력의 모델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삼성#포장#제초로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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