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의 상생 프로젝트 “전통시장 스타상품 육성”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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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서울 강남구 봉은사로 코엑스에서 열린 ‘전통시장 우수상품 페어’를 찾은 주요 인사들이 경북 경주중심상가시장의 ‘오릉경주빵·찰보리빵’을 맛보고 있다. 왼쪽부터 한정화 중소기업청장, 김해성 신세계그룹 전략실장,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 진병호 전국상인연합회장.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7일 서울 강남구 봉은사로 코엑스에서 열린 ‘전통시장 우수상품 페어’를 찾은 주요 인사들이 경북 경주중심상가시장의 ‘오릉경주빵·찰보리빵’을 맛보고 있다. 왼쪽부터 한정화 중소기업청장, 김해성 신세계그룹 전략실장,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 진병호 전국상인연합회장.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한국 전통시장에는 오랜 역사만큼이나 상품성이 뛰어난 숨은 스타 상품이 많습니다. 신세계는 전통시장과 협력해 이런 상품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세계적인 상품으로 육성하겠습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사진)은 7일 서울 강남구 봉은사로 코엑스에서 열린 ‘전통시장 우수상품 페어’를 앞두고 이같이 말했다. 8일까지 이어지는 이 행사는 신세계그룹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개최했다. 전통시장의 우수 상품을 찾아 판로를 확대하고 수출까지 할 수 있게 지원하는 것이 목표다.

정 부회장의 말에서 보듯 이 행사의 초점은 전통시장의 ‘상품’에 있다. 이제까지 전통시장을 지원하는 방식은 시설을 현대화하거나 주차 공간을 늘리는 등 환경을 바꾸는 것이 중심이었다. 기존에 대형마트들이 내놓았던 전통시장과의 상생 방안도 개별 점포가 인근 시장의 상인들에게 마케팅 방법 등에 대해 컨설팅해 주거나 상품 중 일부를 대형마트에서는 팔지 않는 방식이었다. 소비자의 발길을 모으는 ‘상품 경쟁력’을 키우는 것과는 거리가 있었던 셈. 이번 행사는 우수 상품의 경쟁력을 높여 준다는 점에서 기존 지원 방법과 차별된다.

행사에 참여한 시장 상인들도 ‘상품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전통시장이 사는 길’이라는 데 동의했다. 이번 행사에는 전국 70개 시장에서 100여 개 상품을 출품했다. 강원 횡성군의 횡성시장에서 올라온 황광열 시장조합장(45)은 “상인들도 이제 정부에 손 벌리는 식으로는 살아남기 힘들다는 걸 안다”며 “자생력의 핵심은 결국 상품”이라고 말했다. 횡성시장은 지난해 12월 자체 브랜드 상품으로 ‘횡성더덕무침’을 내놓았다. 행사에 심사위원으로 참가한 이마트 고객 평가단은 “아삭아삭한 식감이 살아 있다”며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이마트 고객 평가단으로 선정된 100명은 각 부스를 돌며 시장이 내놓은 상품을 꼼꼼히 살폈다.

신세계, 20개 토종제품 선정… 해외수출 지원 ▼

심사위원뿐만 아니라 일반 관람객의 많은 관심을 끈 상품 중 하나는 충남 천안시 남산중앙시장의 ‘못난이꽈배기’였다. 못난이꽈배기를 개발한 김대영 씨(55)는 ‘싸구려 간식’으로 인식되는 시장 꽈배기를 고급화했다. 김 씨는 의류회사 상품 개발자로 일하던 시절 이탈리아 출장을 갔다. 이때 유럽인들이 간식으로 즐겨 먹는 추로스의 제조 방법을 알게 됐다고 한다. 의류회사를 관둔 김 씨는 2011년 10월 추로스 제조법을 적용해 겉은 바삭하면서도 속은 쫄깃하고 부드러운 꽈배기를 만들어 냈다. 김해성 신세계그룹 전략실장은 “이마트의 프리미엄 가정식 상품으로 팔리고 있는 ‘광장시장 순희네 빈대떡’처럼 스타 상품을 발굴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순희네 빈대떡은 대형 마트가 지원한 전통시장 상품의 이상적 모델이다. 2013년 9월 이마트는 순희네 빈대떡을 간편 가정식으로 개발했고 현재 연간 15억 원어치가 팔리고 있다. 이마트는 이번 행사에 나온 상품들의 경쟁력과 대량 생산 가능성을 진단해 20여 개를 선정한다. 이 상품들은 올해 안에 신세계 브랜드 상품으로 개발되거나 신세계백화점이나 이마트에 입점하게 된다. 신세계그룹은 향후 수출까지도 지원할 계획이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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