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ICT육성 ‘선택과 집중’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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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지원 나눠먹기식 탈피… 고성장기업 234곳 1차선정
5년간 9조 투입 年8% 성장목표

정부가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에 대한 연구개발(R&D) 자금 지원 방식을 대폭 수정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회사의 기술력에 초점을 맞춰왔지만, 앞으로는 사업성과 성장 가능성을 고려해 ‘고성장 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미래창조과학부 관계자는 6일 “지금까지는 제안서를 잘 써온 기업의 기술성을 평가해 지원 대상을 정했지만, 앞으로는 사업성 평가를 병행해 지원을 결정할 것”이라며 “특히 해당 사업의 성장 가능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성장 기업의 기준을 명확히 하기 위해 미래부는 지난달 ‘ICT 고성장 기업’ 234개사를 1차적으로 선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ICT 고성장 기업은 2013년 기준 매출액 50억 원 이상, 2010∼2013년 매출액 성장률 20% 이상인 기업 가운데 최근 4년간 영업이익 등을 고려해 최종 선정됐다. ICT 고성장 기업에는 휴대전화용 전자부품 제조 기업 등 하드웨어 분야 139개사, 게임 개발 기업 등 소프트웨어 분야 67개사, 한류 콘텐츠 제작 기업 등 서비스 분야 28개사가 포함됐다. ICT 기업(1만4752개사)을 전수 조사해 선정한 고성장 기업의 비중은 전체 ICT 기업의 11.5%다.

이들 기업은 ICT R&D 예산 지원의 우선 후보가 된다. 또 현재 일반 ICT 기업이 R&D 자금 지원 계획서 제출부터 실제 자금을 받기까지는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리지만, 고성장 기업에 포함되면 이 기간이 3개월 이내로 단축된다.

미래부의 지원 방침 수정은 한국이 ‘신(新) 넛크래커(nut cracker)’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 나왔다. 넛크래커는 호두를 양쪽에서 눌러 까는 도구다. 신 넛크래커는 기술력 있는 중국 제조업의 추격과 엔화 가치 약세(엔저)에 힘입은 일본 기업의 재부상으로 한국 기업이 설 자리를 잃고 있는 상황을 말한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정부는 한국 ICT 산업의 새 목표를 제시한 ‘K-ICT’ 전략을 내걸고 ICT 산업의 근본 체질 개선에 착수했다. K-ICT 전략에는 5년간 총 9조 원을 투입해 ICT 산업 성장률 8%를 달성하고, 2020년 ICT 산업 생산액을 240조 원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가 포함됐다.

미래부 관계자는 “지금까지의 ‘나눠먹기’식 R&D 자금 지원을 지양하고, 고성장 기업을 집중 지원하게 되면 해당 기업들은 퀀텀점프(대도약)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렇게 되면 ICT 산업 전체 성장률도 높아지고 국가 경제 성장에도 더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ICT#선택#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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