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선수가 단숨에 감독으로…현대캐피탈 새 사령탑에 최태웅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2일 16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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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철 감독(51)이 현대캐피탈로 간다.”

프로배구 2014~2015 NH농협 V리그 포스트시즌 일정이 모두 끝나기도 전에 배구 코트 주변에서 나돈 소문이다. 한국전력과 신 감독의 계약이 끝나는데다 현대캐피탈 김호철 감독(60)이 사퇴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었다. ‘한국전력에서 약속한 만큼 지원해주지 않아 신 감독이 뿔이 났다’는 그럴 듯한 이유까지 붙여졌다.

하지만 헛소문으로 끝났다. 현대캐피탈은 이번 시즌까지 현역으로 뛰었던 최태웅(39)을 2일 새 감독으로 선임했다. 프로배구에서 유일한 박사 선수였던 최 감독은 국내 배구 역사상 처음으로 현역 선수에서 코치를 거치지 않고 사령탑에 올랐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선수가 지도자를 존경하는 일은 흔해도 선수가 선수를 존경하는 일은 드물다. 최 감독은 평소 선수들에게 존경 받았다”며 “매년 우승에 매달리는 단기 성과주의에서 벗어나 장기적 안목에서 팀을 명가로 만들어 가려면 최 감독이 팀을 맡는 게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최 감독은 “(1일) 챔피언 결정전 3차전이 열리기 전 구단에서 연락을 받았다. 솔직히 경기가 눈에 잘 안 들어오지 않았다”며 “김세진 감독(41)이 우승을 차지하는 걸 보면서 ‘나도 자신감을 갖자’고 생각했다. 코칭스태프 구성은 차차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다.

역시 박사 출신 감독인 신영철 감독도 한국전력과 계약을 2년 연장하기로 하고 사인을 마쳤다. 한국전력 관계자는 “근거 없는 소문이었다. 신 감독을 떠나보낸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고 해명했다.

시즌 중반까지 한국전력, 현대캐피탈과 3위 자리를 다퉜던 대한항공은 계약 기간이 끝난 김종민 감독(41)과 재계약하지 않는 방향으로 무게추가 기우는 분위기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 김 감독과 재계약하는 것 역시 여전히 선택할 수 있는 카드 중 하나”라고 말했다.

KB금융지주에서 모기업을 인수하며 새 이름을 달게 될 LIG손해보험은 강성형 감독대행(45)의 ‘대행’ 꼬리표를 떼어 줄 가능성이 크다. LIG손해보험 관계자는 “강 대행이 단독 후보는 아니지만 현재까지는 가장 높은 점수를 받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멀지 않은 시기에 새 감독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반면 우리카드 양진웅 감독대행(51)의 운명은 여전히 알 수 없다. 모기업이 배구단 운영 포기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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