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조직원 “겐지는 더이상 죄수 아니다” 석방 임박 시사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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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인질-IS테러범 맞교환 합의”]
요르단 정부 “우리 조종사 석방땐… 여성 테러리스트 풀어줄 용의”
日인질도 동시석방 협상 진행… IS 제시 협상시한 5시간 앞두고
아랍언론들 “맞교환 타결” 보도… 日정부 “요르단에 확인할 것”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에 잡혀 있는 일본인과 요르단 조종사의 인질 석방 협상이 타결 직전까지 갔다.

요르단 정부는 자국 조종사 모아즈 유세프 알 카사스베 중위와 IS 소속 여성 사형수 사지다 알 리샤위를 맞교환하겠다는 의향을 28일 밝혔다. IS 조직원인 압둘 알리의 트위터 계정에는 “(우리 조직이 붙잡고 있는) 고토 겐지(後藤健二)는 더 이상 IS의 죄수가 아니다. 포로 교환이 이뤄지면 비디오 영상이 공개될 것”이라며 인질 석방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요르단 국영TV는 이날 오후 8시 직전 화면 자막을 통해 “요르단 미디어 담당 장관은 요르단군 조종사가 무사히 석방되면 시리아 사형수를 석방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요르단 정부는 카사스베 중위를 구출하는 협상을 진행하면서 일본인 인질도 함께 석방될 수 있도록 IS 측과 협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IS는 27일 오후 10시 50분경 요르단 감옥에 수감돼 있는 리샤위를 24시간 이내에 석방하지 않으면 고토 씨와 카사스베 중위를 살해하겠다는 내용의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 이 동영상에서 IS는 리샤위를 석방하면 고토 씨를 살려주겠다고만 하고 요르단 조종사 석방에 대해선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요르단 측이 리샤위를 석방했을 때 고토 씨와 카사스베 중위 등 두 명이 동시에 석방될지는 불투명하다.

일본 외무성 간부는 28일 오후 8시경 외무성으로 들어가며 기자단에 요르단 국영 TV의 속보에 대해 “내용을 알고 있다. 지금부터 (요르단 정부에) 물어보겠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IS가 24일 고토 씨 석방 조건으로 리샤위의 석방을 처음 요구했을 때부터 요르단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왔다. 요르단 정부 측은 자국 국민들의 여론을 의식해 28일 공개적으로 카사스베 중위 석방을 IS에 요구했지만 일본 정부와 공동으로 고토 씨 석방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토 씨가 석방될 것이라는 신호는 여러 방면에서 감지됐다. 저팬타임스는 28일 바삼 알 마나세르 요르단 하원 외교위원장과 통화를 하고 “요르단은 IS가 제시한 마감시한 전에 고토 씨와 요르단 조종사를 석방시키기 위해 전례 없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앞으로 수시간 내로 매우 좋은 뉴스(very good news)를 듣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고토 씨와 카사스베 중위는 이날 협상에 따라 죽음의 문턱을 수차례 드나들었다.

IS가 제시한 협상 마감시간인 이날 오후 10시 50분을 5시간 정도 앞두고 아랍 언론들은 “요르단 정부가 고토 씨와 사형수 리샤위를 맞교환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긴급 타전했다. 고토 씨와 리샤위를 일대일로 교환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이 둘은 사지에서 풀려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석방은 말처럼 쉽지 않았다. 일본 정부는 이 같은 석방 조건이나 인질 협상에 대해 계속 함구했다.

이런 상태에서 이날 8시경에는 요르단 국영 TV가 “카사스베를 석방하면 리샤위를 석방할 용의가 있다”며 고토 씨에 대해선 언급을 피했다. 뉴욕타임스는 “요르단 정부가 카사스베 석방을 언급한 것은 그의 아버지가 시위에 나섰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카사스베 중위의 아버지는 이날 요르단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요르단 정부가 내 아들은 놔두고 일본인 인질 석방에만 나서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항의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IS#요르단#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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