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피플] 광주FC “K리그 판 흔들겠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1월 23일 06시 40분


남기일 감독. 스포츠동아DB
남기일 감독. 스포츠동아DB
남기일 감독, 승격 잊고 또 한차례 반란 위해 구슬땀

지난해 K리그의 이슈메이커 중 하나는 광주FC였다. 가난한 시민구단의 돌풍이란 훈훈한 스토리에 모두 열광했다. 시즌 중반만 해도 챌린지(2부리그) 하위권을 전전하던 광주는 놀라운 반전으로 정규리그를 4위로 마치더니, 플레이오프(PO)를 거쳐 2015시즌을 클래식(1부리그)에서 맞이하게 됐다. 남기일 감독(41·사진)의 힘이다. 감독 경력은 ‘초짜’지만, 능력은 초짜가 아니다. 착실한 준비로 타이밍을 기다린 결실로 볼 수 있다.

2009년 내셔널리그 천안시청 플레잉코치로 지도자에 입문한 남 감독은 2010년 광주 코치로 부임했고, 2013년 9월부터 감독대행을 맡아 한 시즌 만에 팀을 클래식으로 승격시키는 능력을 발휘했다. 정식 감독 임명은 당연한 수순. 정식 사령탑으로 2년 계약을 마친 그는 올 시즌 진정한 도전에 나선다.

그러나 남 감독은 누차 강조했다. 돌풍과 승격은 그저 ‘어제 내린 눈’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제자들에게도 항상 이를 주지시킨다. “과거는 잊자. 여운과 기억을 버려야 산다.”

현역 시절 ‘축구선수 1호’ 박사학위를 받은 남 감독은 부천SK(제주 유나이티드 전신)-전남 드래곤즈-성남일화(성남FC 전신)를 거치면서 여러 스승으로부터 보고 배운 것들을 자신만의 축구철학에 녹였다. “감독은 야전지휘관이자 동생들을 챙기는 형, 때로는 심리치료사까지 돼야 한다.” 그는 동계훈련지 광양에서 진행되고 있는 팀 훈련에 앞서 “힘들수록 고개를 들고, 앞과 주변을 봐야 한다. 그래야 부상을 막고, 나와 우리가 갈 방향을 알 수 있다”고 수차례 강조했고, 이에 제자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남 감독의 클래식 등장이 흥미로운 이유는 또 있다. 여전히 명장으로 기억되고 있는 발레리 니폼니시(72) 전 부천 감독의 제자들이 올 시즌 대거 클래식 지휘봉을 잡았기 때문이다. 울산현대는 윤정환(42) 감독, 제주는 조성환(45) 감독과 계약했다. 선후배의 정을 넘어선 치열한 혈투를 기대하는 시선이 많아졌다. 전통과 객관적 전력 등 모든 면에서 뒤지지만 남 감독은 “물러서지 않겠다. 감동 스토리의 완결판을 찍기 위해 제대로 흔들어보겠다. 긴급 상황, 리드 상황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적용하는 훈련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 시즌 클래식에서 또 한 차례 반란을 꿈꾸는 광주는 5일부터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새해 훈련을 시작한 데 이어 12일부터는 광양에서 담금질을 이어가고 있다.

광양|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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