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티브X에 공인인증서까지…국세청 연말정산, 뭐가 간소화인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21일 16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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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임모 씨(34)는 21일 연말정산을 앞두고 소득공제자료를 출력하기 위해 국세청 연말정산간소화 서비스(www.yesone.go.kr) 사이트에 들어갔지만 바로 접속할 수가 없었다. 액티브X 보안프로그램이란 ‘벽’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3월 규제개혁점검회의부터 올해 신년기자 회견까지 세 번에 걸쳐 액티브X 폐지를 언급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지시에도 불구하고 국세청 등 정부기관 사이트들은 여전히 액티브X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다.

임 씨는 액티브X 설치가 내키지 않았다. ‘이 형식의 파일은 사용자의 컴퓨터에 피해를 줄 수 있습니다’라는 경고문구가 신경 쓰였던 탓이다. 하지만 ‘설치 안 함’ 버튼을 누르면 로그인을 할 수가 없었다.

부득이하게 액티브X를 PC에 설치했지만 그것으로 끝난 것이 아니었다. 연말정산간소화 서비스에 로그인 하려면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한 뒤 공인인증서로 인증을 받아야 했다. 지난해 10월 공인인증서 의무 사용을 폐지한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이 시행됐지만 여전히 많은 정부기관들은 공인인증서 인증을 요구하고 있다.

임 씨는 액티브X를 설치하고 주거래 은행 사이트에서 공인인증서를 발급받는 데만 20분이 넘게 걸렸다. 그 과정에서 PC의 속도가 느려져 한 차례 PC를 다시 부팅했다. 임 씨는 “도대체 뭐가 간소화된 건지 모르겠다”라며 고개를 저었다.

세종=손영일 기자scud2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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