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LG家 물류기업 범한판토스 LG상사, 지분 51% 사들여 인수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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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이 종합물류회사인 범한판토스를 인수했다.

LG상사는 20일 이사회를 열고 범한판토스 지분 51%(102만 주)를 3147억 원에 사들이기로 결의했다. 주당 인수가격은 30만8550원이다.

1977년 설립된 범한판토스는 현재 전자 기계 화학 정유 건설 유통 분야 2500여 개 고객업체를 대상으로 물류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매년 2조 원 안팎의 매출액에 500억∼700억 원가량 순이익을 내고 있다. LG상사는 “상사가 가진 글로벌 네트워크와 범한판토스의 물류 역량을 결합해 사업 경쟁력 강화 및 기업 가치 제고에 주력할 것”이라며 “기존 컨테이너 중심 물류사업 영역을 자원원자재 등 벌크 분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범한판토스 대주주는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6촌 동생인 구본호 범한판토스 부사장(46.1%)과 그의 어머니인 조원희 범한판토스 회장(50.9%)이다. LG상사가 조 회장 지분 전체를 포함해 51%를 인수하는 것과 동시에 LG 우호주주들도 지분 31.1%를 사들이기로 했다. 우호주주 중에는 구 회장의 장남인 구광모 ㈜LG 상무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작업이 마무리되면 구 부사장의 범한판토스 지분은 14.9%로 줄어든다.

LG상사는 지난해 11월부터 범한판토스 인수를 추진했지만 범한판토스 자회사인 레드캡투어까지 함께 인수할지를 놓고 고민해 왔다. 범한판토스가 이달 13일 시간외거래를 통해 레드캡투어 지분 35.96%(309만 주)를 조 회장에게 넘기면서 LG그룹은 범한판토스만 인수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조 회장 모자는 앞으로 레드캡투어 경영에만 전념할 것으로 알려졌다.

LG상사로서는 ‘알짜 회사’로 꼽히는 범한판토스를 인수키로 함에 따라 기업 가치를 높일 수 있게 됐다. 류제현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이번 인수로 LG상사의 올해 영업이익과 지배주주 순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41%와 33%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재계 일각에서는 ‘기업간거래(B2B)’ 기업인 범한판토스 인수로 LG그룹 내 일감 몰아주기 논란이 커질 것이란 시각도 있다. 현재 범한판토스 매출액의 60∼70%는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등 LG그룹으로부터 나온다. 다음 달 14일 시행되는 공정거래법은 대기업집단 계열사가 총수 및 친족 지분이 30% 이상(비상장사는 20% 이상)인 기업과 특혜성 거래를 하는 것을 막고 있다.

LG그룹 관계자는 “LG그룹 총수 일가가 보유한 LG상사 지분은 30%(지난해 9월 말 기준 27.88%)가 안 된다”며 “범한판토스는 기존에도 정당한 입찰을 통해 LG그룹과 계약해 왔기 때문에 일감 몰아주기 논란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반박했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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