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女운전자 심야 톨게이트서 공포의 6분, 만취운전자가…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30일 17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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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가 났어요. 살려주세요. 사고를 낸 남자가 저까지 폭행하고 있어요."

지난달 29일 0시16분께 부산경찰청 112신고센터로 한 여성의 다급한 신고 전화가 접수됐다.

상황은 부산기장군 장안-일광지역을 순찰 중이던 802호 112순찰차에 전달돼 현장출동으로 이어졌다. 동시에 신고자에게 연락했으나 전화를 받지 않자 인근 장안파출소와 기장경찰서 형사팀에 지원요청을 했다. 경찰이 신고 현장인 부산울산고속도로 해운대 방향 장안톨게이트에 도착한 시간은 0시 20분경. 카스타 승용차가 쉐보레 승용차를 들이 받고, 한 남성이 쉐보레 승용차 앞쪽 본네트 위에서 자동차 공구로 앞 유리창을 파손하고 있었다. 이성을 잃은 듯한 이 남성은 깨진 유리창 사이로 다리를 집어넣어 운전석에 앉아 있던 여성을 발로 차는 등 폭행까지 했다. 쉐보레 승용차의 양쪽 사이드 미러와 조수석 유리창은 이미 박살 나 있었다.

경찰을 본 이 남성은 "이런 X는 죽어야 한다. 보험사기단"이라며 횡성수설 했다. 현장에 도착한 부산 기장경찰서 형사당직 팀과 일광·장안파출소 112순찰차, 고속도로순찰대 등 경찰관 10여명은 0시 21분 남성을 제압해 검거했다.

앞서 사고가 난 것은 이날 0시 15분경이었다. 심모 씨(32·여)는 혼자 자신의 승용차를 몰고 장안톨게이트에 진입해 무인 요금표 발급기 앞에 멈춰 섰다. 순간 '쾅'하며 김모 씨(43)의 승용차가 뒤를 들이받았다. 이어 김 씨가 다가와 "차를 왜 갑자기 멈추느냐"며 욕설을 하고 공구로 심 씨의 차량을 마구 내리쳤다. 결혼을 앞둔 심 씨는 심야에 아무도 없는 고속도로 입구에서 6분간 공포에 떨어야했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는 혈중알코올농도 0.254%(0.1%이상 면허취소) 만취 상태에서 추돌사고를 내고 오히려 여성 피해자를 폭행하고 차량까지 파손한 것으로 드러났다.

기장경찰서는 30일 김씨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김씨는 경찰조사에서 "술에 취해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부산=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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