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매출 조작’ 모뉴엘 대출 편의 봐주고 뒷돈… 수출입은행장 비서실장 체포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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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보험공사 前부장도… 檢, 대출로비 10여명 본격 수사

검찰이 판매 가격을 부풀려 가짜 운송장을 만드는 방법으로 1조 원대 매출액을 조작한 혐의로 기소된 가전업체 모뉴엘 박모 대표(52)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수출입은행장 비서실장 등 2명을 체포했다. 검찰의 금품 로비 수사선상에 오른 금융 관계자들만 10명이 넘는 것으로 전해져 본격적인 금융권 수사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부장 김범기)는 모뉴엘에 대출지급보증을 해주는 과정에서 대출 편의를 봐주고 뒷돈을 받은 혐의(뇌물)로 서모 현 수출입은행장 비서실장(54)과 허모 전 무역보험공사 부장(52)을 체포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들은 지급보증 편의나 대출한도 증액 등 청탁과 함께 수천만 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24일 구속 기소된 박 대표 등 관계자들을 조사해 모뉴엘 측이 서 실장 등 금융권 관계자들에게 금품 로비를 한 단서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검찰은 체포한 두 명 외에 이모 전 무역보험공사 무역진흥본부장 등을 출국금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모뉴엘의 사기 대출 의혹 배경엔 금융권과의 유착 관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모뉴엘이 수출 명세서와 신용장을 금융기관에 제출하면 금융기관은 이를 근거로 대출 여부를 결정하는데 금융권 대출담당자들과 공모하면 허위로 작성된 서류로도 얼마든지 대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재 모뉴엘은 금융권에서 6700여억 원을 빌린 뒤 갚지 않은 상태다. 무역보험공사의 보증잔액은 3100억여 원에 이르고 기업은행 1500억 원, 산업은행 1165억 원, 외환은행 1100억 원, 국민은행 700억 원, 농협 700억 원 등의 대출 잔액이 있다. 수출입은행도 신용대출로 1135억 원을 내준 것으로 알려졌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1조#매출 조작#모뉴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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