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한국 디플레 우려”… 공포가 현실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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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연구기관이 경고한건 처음 “한은 기준금리 2%서 더 낮춰야”

한국이 이미 ‘디플레이션(Deflation·경기침체 속 물가 하락)’ 초기 단계에 진입했을 수 있다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의 경고가 나왔다. 국책연구기관인 KDI가 한국 경제의 디플레이션 진입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 각국에 이례적 저물가 현상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D(디플레이션)의 공포’가 한국에도 현실로 닥치고 있는 것이다.

KDI는 25일 내놓은 ‘일본의 1990년대 통화정책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0%대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디플레이션 상황을 의미할 수 있다”면서 “디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작년 10월 0.9%까지 떨어졌으며 올해 들어 한국은행 물가목표치 하한선인 2.5%보다 크게 낮은 1%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재준 KDI 연구위원은 “기준금리가 2.0%로 역사상 가장 낮지만 물가도 사상 최저라 실질금리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높다”고 분석했다. 이어 “금리를 추가로 낮출 여지가 있고 좀 더 낮춰야 한다”며 한은의 금리 인하를 촉구했다.

많은 민간 전문가들은 이미 디플레이션을 기정사실로 본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경제학)는 “마이너스인 생산자물가 등을 감안하면 디플레이션이 시작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내년에 디플레이션 징후가 더 뚜렷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가계부채가 사상 최대인 1060조 원으로 커졌고 기업 수익도 나빠져 디플레이션의 대표 징후인 소비, 투자 동시 부진이 고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날 전국경제인연합회는 경제전문가 설문조사를 토대로 내년 한국 경제의 키워드가 ‘구조적 장기침체’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세종=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KDI#디플레이션#경기침체 물가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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